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를 나흘 앞둔 11일 국민의힘이 이 대표의 선고 생중계를 재차 요구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무죄라면 (생중계를)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고, 친한(친한동훈)계인 진종오 최고위원은 법원 앞에서 선고 생중계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친명(친이재명)계는 “망신주기식 재판 생중계”라며 엄호에 나섰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하다 하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와 이재명 대표를 비교하는 작전을 쓰기 시작했는데 트럼프는 2023년 11월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 등을 이유로 재판을 공개하자고 당당하게 요구한 바 있다”며 재판 생중계를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검찰이 불공정하다는 이유로 자신이 기소된 4건의 형사 사건 중 ‘1·6 의사당 난동’ 사건 관련 재판을 생중계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었다.
민주당은 9일 윤석열 대통령 규탄·특검 촉구 장외 집회를 열었다. 2일에 이어 2주 연속이다. 한 대표는 이에 대해 “판사 겁박 무력시위를 또 벌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은 생중계는 극구 거부하면서 판사 겁박에만 올인하고 있다”며 “사실 민주당 스스로의 판결은 이미 유죄로 난 것 같다”고 비꼬았다. 한 대표는 “이 대표 재판 선고의 생중계를 바라는 여론이 굉장히 높다. 그 뜻을 따라드리자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진 최고위원은 이날부터 이 대표의 1심 선고 생중계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시작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의 1심 선고를 15일 진행할 예정이다. 진 최고위원은 “15일 재판은 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하는 선거법 혐의에 대한 재판”이라고 말했다. 재판 생중계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담당 재판부의 고유 권한으로 알려졌다.
진 최고위원은 “국민은 이 대표의 방탄막 뒤에 감춰진 진실을 직접 볼 권리가 있다. 법정에서 이 대표가 받는 모든 혐의를 국민이 직접 지켜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재판 생중계를 즉각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 대표가 정말로 떳떳하다면 정치권력 뒤에서 무죄 여론전을 펼칠 것이 아니라 법정에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고 생중계를 통해 국민 앞에 억울함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진 최고위원은 15일까지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생중계 요구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 대표의 변호인을 맡았던 박균택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생중계는) 망신주기용”이라며 “판사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선고를 듣고 있는 장면을 카메라에 내보낸다는 것 자체가, 제1야당 대표의 자존심, 명예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경태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망신주기식 재판 생중계에 대해선 수용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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