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국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하면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예고한 지 하루 만인 18일 대남 쓰레기 풍선의 살포를 재개했다. 남측을 향해 열흘 연속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공격을 하고 있는 북한이 쓰레기 풍선 살포를 재개한 데 이어 저강도 군사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부부장은 전날인 17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지난 16일 한국의 민간단체들이 살포한 각종 정치 선동 전단이 북한 남쪽 국경 부근과 종심 지역 등에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라며 “우리 인민의 분노는 하늘 끝에 닿았고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후 북한은 이날 새벽 쓰레기 풍선의 살포를 재개했다. 올해 31번째 쓰레기·오물 풍선 살포이자 지난달 24일 이후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8일부터 17일까지 열흘 연속 GPS 전파 교란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북한의 전파 교란 공격은 초기엔 주로 우리 서북도서 지역을 향하고 있었으나, 14일부터는 경기와 강원 북부 등 남북 접경지역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북한의 GPS 교란은 우리 군 장비 및 작전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신호가 강하지 않다고 한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은 북한이 남측 무인기 침투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GPS 전파 교란 훈련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이 GPS 전파 교란 공격을 지속하면서 성동격서식 기습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2일까지 5일 연속 GPS 도발을 감행하던 중 600㎜ 초대형방사포 추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0여 발을 발사하고, 처음으로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했다.
북한이 쓰레기 풍선 살포와 함께 무인기를 동원한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달 한국군이 운용하는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해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면서 보복을 위협한 바 있다.
또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14일 신형 자폭 드론의 성능시험을 참관하면서 “하루빨리 계열생산체계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대량 생산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 북한이 당장 이들 드론으로 남한의 목표물을 타격할 가능성은 낮지만, 신형 드론의 성과를 과시하고 방공망에 혼란을 주기 위해 남쪽으로 날려 보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지난 5일 국방부 출입기자단과 만나 “현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예상되는 북한의 추가 도발로는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우주발사체 발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7차 핵실험 등 전략적인 도발과 서북도서 및 접적지역 총포격, 무인기 침투, GPS 전파교란 등이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됨에 따라 북한이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도발을 이어가며 트럼프 당선인의 대북 메시지를 기다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굳건한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며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흔들림 없는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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