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강화 노선은 불가역적”…트럼프 향해 ‘비핵화 불가’ 메시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1월 18일 16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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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 노동신문=뉴스1
“핵무력 강화노선은 이미 우리에게 있어서 불가역적인 정책으로 된 지 오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 대선(5일) 이후 열흘 만에 밝힌 ‘핵무력’ 노선에서 ‘불가역적’이란 부분에 방점을 찍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향해 분명히 밝힌 것. 향후 트럼프 당선인과 ‘빅 딜’에 나서더라도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 수준만 허용할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북한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5일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대회 연설에서 “남은 것은 지금 당장이라도 핵무력이 전쟁억제의 사명과 제2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게 더욱 완벽한 가동태세를 갖추는 것”이라며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국가의 자위력을 한계 없이, 만족 없이 부단히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핵무력 제2의 사명’은 2022년부터 김 위원장이 강조해온 표현이다. 이는 단순 억제 차원이 아닌, 선제 핵타격까지 포함된 핵무기의 실전 사용을 의미한다.

이날 연설문엔 ‘전쟁’이 37번, ‘전쟁준비’가 7번 언급됐다. 트럼프 2기를 염두에 두고 핵무력 증강을 주축으로 한 전쟁 준비를 지속해나가겠다고 강조한 것. 향후 대미 협상판에서 몸값을 높이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정권교체 상황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핵무력 증강의 원인으로 미국의 위협을 직접 거론했다. “한미일 군사협력이 평화와 안정을 위태롭게 하는 중대 요소”라며 “미국 주도의 군사동맹은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포괄하는 보다 넓은 범위에로 확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그 침략의 예봉은 미국의 가장 적대적인 적수이며 가장 오랜 교전국인 우리 국가에 집중되고 있다”고도 했다.

다만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것 관련해선 김 위원장은 함구했다. 대신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돌격대로 내세워 벌리고 있는 러시아와의 전쟁을 철두철미 실전경험을 늘이고 군사적 개입범위를 전 세계에로 확대하기 위한 전쟁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제안보 형세는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을 키우며 더욱 위험한 지경에로 치닫고 있다”며 그 책임을 미국 등에 돌렸다.
#북한#김정은#핵무력노선#비핵화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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