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훌륭한 인간이 되고자 노력을 기울이는 이러한 사람이야말로 신의 사제요, 신의 종이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인 이해식 의원이 이재명 대표를 ‘신의 사제, 신의 종’에 빗대며 엄호에 나섰다. 이 의원은 17일 저녁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다음 날 열린 장외집회에서 비를 맞으며 연설하는 사진과 함께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글귀를 올렸다. 이 의원은 “그는 내면에 깃들어 있는 신성에 귀 기울임으로써 쾌락에 의해 더럽혀지지 않고 어떠한 고통에도 상처받지 않으며 어떠한 모욕에도 해 입는 법이 없다”며 “고귀한 싸움에 당당히 임하는 투사이며 격정에 휘말리지 않고, 정의가 마음속까지 가득 차 있다”고 썼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납득하기 어려운 ‘이재명 성인 만들기’를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정혜림 상근부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 대표가 현실을 부정하며 사법부를 겁박하는 발언을 하는 장면을 마치 고귀한 투쟁을 벌이는 것처럼 미화했다”며 “민주당의 충성 경쟁은 뻔뻔함을 넘어 참담할 지경”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재명 신격화’를 멈추고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이 의원은 18일 “나는 이 대표를 ‘신의 사제, 신의 종’이라고 말한 적 없다. 명상록 글귀를 인용했을 뿐”이라며 “이 대표는 자신이 ‘하지도 않은 말’로 유죄판결을 받았는데, 나 또한 내가 ‘하지도 않은 말’로 비난을 받나보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이 16일 장외집회 도중 비명(비이재명)계를 겨냥해 “움직이면 죽인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졌다. 최 의원은 장외집회에서 만난 유튜버 등에게 “일부 언론이 ‘민주당에 숨죽이던 비명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보도를 한다)”며 “움직이면 죽는다.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1심 선고를 언급하며 “‘이 대표가 어떻게 되면 우리 세력이 잡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겠지만) 꿈 깨라”라고도 했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강경하게 생각하는 분도 있고, 온건하게 생각하는 분도 있다. 각자 소신대로 발언할 수 있다”며 “당 차원의 입장은 아니다”라고 했다.
국민의힘 신주호 상근부대변인은 “어떻게 이토록 무도한 극언을 거리낌 없이 내뱉을 수 있나”라며 “‘친명 완장’을 차고 홍위병 노릇만 자행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비명계 인사인 개혁신당 조응천 총괄특보단장도 “아무리 그래도 같은 당에 있는 동료들한테 ‘죽인다’가 뭐냐”며 “이건 뭐 홍위병 대장인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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