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前 明 녹취 추가 공개
“대통령실 경선후 연락 여부 해명을”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가 김 여사를 설득해 2022년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비서실장 인선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과시하는 내용의 녹취를 더불어민주당이 18일 공개했다.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유죄 판결 직후 녹취를 추가로 공개하며 여론 반전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이날 공개한 2022년 3월 초 명 씨와 지인 간 대화 녹취에서 명 씨는 자신이 지난 대선 당시 김 여사에게 전화를 걸어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지 못하도록 막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윤한홍이 비서실장 된다 그래서 ‘사모님, 윤한홍이는 훌륭한 사람입니다. 그렇게 훌륭하신 분을 어떻게 선거판에, 비서실장을 씁니까’”라고 했다. 명 씨는 이어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김 여사가) 바로 신랑(윤 대통령에게) 전화해갖고 ‘내가 윤한홍한테 안 된다고 했으니까 당신 그렇게 알아(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뒤 2021년 11월 후보 비서실장으로 권성동 의원을 임명했다.
명 씨는 또 다른 녹취에서 자신이 윤 의원의 경남도지사 출마 불발과 박완수 경남도지사의 당선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명 씨는 “윤 총장(윤 대통령)이 나보고 ‘윤한홍이는 행안부 장관은 시켜도 명 박사(명태균) 때문에 경남지사는 내(윤 대통령)가 안 보내기’로 2번 전화 왔다”고 했다. 이어 박 지사를 윤 대통령 집에 자신이 데려가 함께 술을 먹었다고 주장하며 “(박 지사는) 자기가 도지사 되는 게 꿈이지, 가능성은 제로인데 (내가) 해줘야지”라고도 했다.
명 씨는 “윤석열이 지방 가면 (나는) 지 마누라(김건희)한테 간다. (윤 대통령이 아크로비스타 자택에 내가 와) 있으면 ‘저거 또 왔나보다’라는 표정”이라며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김 여사와) 문자는 하루에 한 2000∼3000통은 기본”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우리 마누라하고 장모에게 전화하지 마’라고 한 다음 날 ‘미안하다’고 전화가 왔다”고도 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이 2021년 대선 후보 경선 이후 명 씨와 관계를 끊었다고 해명했는데, 대선 직전 명 씨 대화를 보면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명 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과시하는 내용이 나온다”며 “대선 직전까지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추가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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