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9일 서울 도심 집회에서의 경찰 대응을 ‘폭력 진압’으로 규정하며 19일 경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시민이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에 따른 공권력 행사였다면서 사과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등은 19일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은 9일 폭력 경찰, 정권 하수인이라는 오명을 스스로 씌웠다”며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앞서 한 대표는 9일 ‘2024 전국노동자대회·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에서 갈비뼈 골절 부상을 입었다. 야5당은 이를 근거로 당시 경찰의 대응을 과잉 진압으로 규정했다.
이들은 “평화롭던 노동자 집회를 무리하게 해산하는 과정에서 노동자와 시민이 연행되고, 한 대표는 갈비뼈가 부러졌다”며 “이는 국민 주권의 원칙과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 대한민국 헌법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태를 책임지고 사과해야 할 조지호 경찰청장은 한 대표의 부상에 대해 ‘경찰 때문인지 확인이 안 된다’는 식의 황당무계한 발언을 했다”며 “경찰은 윤석열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할 것인지, 민중의 지팡이가 될 것인지 결정하라”고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조 청장과 면담했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사과 요구에 대해 ‘절제된 공권력의 행사였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고 면담 참석자들은 밝혔다. 또 조 청장은 당시 진압복을 입은 기동대원을 다수 배치한 이유와 관련해 ‘사전 정보에 의해 폭력 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 청장은 11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도 “강경 진압이라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집회 참가자 중 부상자가 나왔다고 주장하는데 경찰 부상자는 105명”이라며 “(경찰은) 시민들이 지나다닐 최소한의 통로를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청장은 같은 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집회에 참가하지 않은 다른 시민들의 불편도 고려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묵과할 수 없는 불법 행위로 변질돼 일반 시민이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이면 공권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며 야당의 사과 요구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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