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새 국면]
“작전 수행 상황-피해 규모 파악 중
北 장사정포 등 추가 수출도 확인”
김정은 작년 이어 방러 가능성 주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러시아 군의 공수여단 및 해병대 등에 배속돼 훈련을 받고 있고, 이 가운데 일부는 이미 전투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국가정보원이 20일 밝혔다. 또 북한이 러시아에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다연장로켓포) 등을 수출한 사실도 공식 확인했다. 휴전선 일대에 배치된 240mm 방사포는 북한이 이른바 ‘서울 불바다’ 위협 등을 할 때 거론되는 장사정포다.
국정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이성권,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군은 지난달 하순경 러시아 내 대표적 격전지인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 배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쿠르스크 전선에 배치된 병사들은 러시아 공수여단과 해병대에 배속돼 전술 및 드론 대응 훈련을 받고 있고, 일부는 전투에 참가 중이라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국정원은 “북한군이 최전선 전투에 참여하기 시작한 만큼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다만 북한군 사상자 및 투항·포로 발생 등 관련 외신 보도들에 대해선 “사실관계가 상충하는 정보가 많기에 정확한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파병된 북한군 규모에 대해 국정원은 “1만900∼1만2000명 사이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쟁이 오래가면 당연히 병사들 희생이 많아지게 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에 추가 파병을 요구할 수 있다”고도 했다.
지난해부터 러시아에 포탄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대거 지원해 온 북한이 추가 군수물자를 수출한 동향도 확인됐다.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 등 장사정포까지 추가 수출한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고 국정원이 밝힌 것.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지대지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공격을 허용하면서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러시아는 전장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북한 장사정포를 본격 활용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국정원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일주일 넘게 러시아를 방문하고 온 최선희 북한 외무상(장관급)이 방러 기간 푸틴 대통령을 면담한 것에 대해선 “상당히 중요하고 민감한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라며 “상당히 긴밀한 내용에 대한 협의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단순히 의전용은 아니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당초 크렘린궁은 면담 일정이 없다고 밝혔지만 최선희는 푸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체류 일정을 연장하면서까지 면담 성사에 공을 들인 바 있다. 국정원은 “전쟁이 계속되면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의존도와 절실함이 커질 것”이라며 “(러시아가) 넘겨주지 말아야 할 기술, 넘겨주기 어려운 기술조차도 (북한에) 넘겨줄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우려가 있어 조기 종전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국정원은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을 제기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