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와 부인, 장인, 자녀 등 한 대표 가족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이 올라온 것을 두고 당내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해 한 대표는 21일 “위법이 있다면 당연히 철저히 수사되고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가족을 언급한 질문에는 “불필요한 자중지란에 빠질 건 아니다”라며 또다시 입을 닫았다. 친윤(친윤석열)계는 연일 한 대표에 제대로 된 해명을 촉구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원게시판 비방글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당원 게시판 논란이 약 2주간 지속되고 있지만 당사자인 한 대표는 가족 명의로 올라온 게시글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같은 날 최고위에서 “이 문제(당원 게시판)에 대해서도 털어낼 게 있으면 빨리 털어내고 해명할 것이 있으면 명명백백하게 해명하는 게 지금 단계에 필요하다”고 직격했다.
한 대표는 ‘논란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데 대해 “건건이 대응하지 않는 이유는 다른 이슈를 덮거나 그런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당 대표로서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제가 다른 민생 질문 받으면서 지나간 걸 갖고 마치 이 질문을 회피하는 것처럼 만들어 돌리고 하는데, 누가 그런 짓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지금 변화와 쇄신, 민생을 약속한 상태고 그걸 실천할 마지막 기회”이라며 “불필요한 자중지란에 빠질 일이 아니라 생각하기 때문에 당 대표로서 잘 판단해 대응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한 대표는 ‘당내 의원들이 부인 진 씨를 특정해 이야기한 데 대해 부부 간의 대화가 있었나’라는 물음엔 즉답을 피했다.
논란은 보수 성향 유튜브 방송 등이 윤 대통령 부부 비방글을 한 대표와 가족들이 올렸다고 주장하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 대표 측은 해당 게시글은 한 대표가 작성한 것이 아님을 밝혔지만, 친윤계 김기현·권성동 의원 등은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서범수 사무총장에게 철저한 조사에 착수할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종혁 최고위원은 당무감사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익명게시판에서 대통령 부부를 비판한 게 잘못된 건 아니라는 취지의 설명이다.
한 대표는 경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앞서 한 보수단체는 11일 당원 게시판에 윤 대통령 부부 비방글을 쓴 ‘한동훈’이라는 이름의 작성자 등을 스토킹처벌법 위반,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이에 경찰은 즉각 수사에 나섰고, 이틀 만인 13일 그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최근 국민의힘에 당원 게시판 서버 자료를 보존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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