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22일 “채 상병 순직 사건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며 “여야는 27일까지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을 선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정쟁만을 양산하는 국정조사는 사양하겠다”며 거부의 뜻을 밝혔다.
우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기국회 안에 채 상병 순직 사건 국정조사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보고를 드린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채 상병이 순직한 지 1년 4개월이 지났다.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던 청년이 급류 속에서 맨몸으로 호우 피해자를 수색하다가 목숨을 잃었다”며 “국가가 나서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밝히는 것은 지체할 이유가 없는 마땅한 책무이자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어 “의혹을 해소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특검법을 3번 의결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실현되지 못했다”며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게 국회의장의 판단”이라고 했다.
앞서 우 의장은 여야에 채 상병 순직 사건 국정조사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2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 국정조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의장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기국회는 12월 10일 종료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채 상병 순직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 우 의장은 그런 만큼 여당에 이를 받아들이라고 재차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 의장은 그간 국정조사가 여야 합의로 이뤄진 것과 관련해 “국회 국정조사권은 헌법을 통해 국민께 위임 받은 권한“이라며 ”국민의 요구와 동의가 분명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쟁만을 양산하는 국정조사는 사양하겠다”며 “마른 수건을 쥐어짠다고 더 나올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국정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또한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현재 공수처에서 관련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며 7월 8일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가 있었다”며 “(국민의힘은) 6월 13일, 7월 9일, 7월 18일, 8월 28일에 걸쳐서 신속하게 수사해 줄 것을 거듭 요청했지만 아직 대답이 없다. 그뿐만 아니라 국회 상임위 차원에서도 청문회, 현안 질의, 국정감사 등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더 이상 뭐를 하자는 말씀인가”라며 “여야 합의 없이 28일에 국정조사를 의결해 밀어 붙이겠다는 국회의장과 민주당의 반민주적인 처사에 대해 용인할 수 없다. 저희는 결연히 맞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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