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쇄신 골든타임 놓쳐” 네탓
친윤 “똑부러진 韓 어디갔나” 압박
친한 “물불 가리지 않고 韓 죽이기”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와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왔다는 ‘당원 게시판 논란’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 지도부는 “한 대표와 가족 명의 글 1068개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그중 12개 글에만 수위 높은 비방이 포함됐다”며 “한 대표를 비방해 온 유튜버 등을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이번 주 당 차원에서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친윤(친윤석열)계는 “전수조사 결과를 보니 더 아득해진다. 매사 똑 부러지는 한 대표는 어디로 갔느냐”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친한계 일각에서도 “한 대표가 가족 연루 의혹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고 털고 가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친한계와 친윤계 모두 “쇄신의 골든타임”이라면서 서로 ‘네 탓 공방’을 펼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24일 통화에서 “전수조사 결과 한동훈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글은 161개였고, 이 가운데 12개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위 높은 비방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올라온 나머지 907개 글은 언론 사설과 기사가 250개, 격려성 글이 194개였고,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에 대한 사면 복권 반대 및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 사퇴 촉구 등 정치적 견해 표명 관련 글이 463개였다. 앞서 한 대표 측은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이란 이름으로 올라온 글 가운데 한 대표가 쓴 건 없고, 동명이인의 글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친한계 핵심 인사는 “법적 문제도 없는데 한 대표 가족이 썼는지를 밝히라는 건 정치 공세”라고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비방 글을 올렸다고 범죄자로 봐서는 안 된다”며 글 작성자에 대한 당무감사 가능성도 일축했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게시판 논란은) 제2의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이라며 “물불 가리지 않고 ‘한동훈 죽이기’에 혈안이 돼 있는 일군의 집단이 실재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 유죄 판결로 숨통이 좀 트였다고 쇄신의 골든타임을 걷어차고 내부 권력 투쟁에 몰두한다면 보수정치는 사형선고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맞서 친윤계는 한 대표를 향해 한 대표 가족이 관련됐는지를 직접 밝히라고 압박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출신인 김은혜 의원은 “당 대표로서 사과할 일이 있으면 사과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도 “당원 게시판에 발목이 잡혀 쇄신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며 ‘골든타임’을 강조했다. 당원 명부 내부 열람이 가능한 만큼 한 대표 가족인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무의미한 변명 길게 늘어놓지 말고, 깔끔하게 가족인지 아닌지만 확인하면 된다”고 했다. 친한계 내에서도 한 대표가 직접 정리를 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왔다. 친한계 인사는 “한 대표 가족이 관련 있다면 명확한 설명으로 정리하는 게 한 대표다운 모습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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