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에서 무죄가 나오자 “아쉽지만 존중한다”는 반응을 냈다. 이 대표의 법정 구속 가능성까지 거론했던 여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이재명식 거짓의 정치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했지만 예상 밖의 결론이 나오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도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 간 정면 충돌이 격화된 가운데 여당 내에선 “이재명 사법 리스크에 기대 반사이익을 누리기 어려워졌다. 계파 전쟁을 벌이다 집권 여당의 역할에 실패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수사와 재판에만 목메는 검사정치는 이제 그만 하라”며 “정치인의 진퇴는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지 판사 혼자 결정하는게 아니다”고 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15일 선고 이후 당이 정신적으로 해이해졌다. 이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여당이 해야할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오후 “위증한 사람만 유죄이고 위증 교사한 사람은 무죄라는 위증교사 1심 무죄 판단을 수긍하기는 어렵다”라면서도 “15일 징역형 유죄판결을 존중했듯이 오늘 판결도 존중한다. 민주당은 15일의 징역형 유죄판결도 존중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15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유죄 선고 당시에는 선고 직후 환영 입장을 냈지만 이번엔 선고 결과가 나온지 1시간 뒤 입장을 밝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라고 19자짜리 짤막한 입장만을 밝혔다.
선고 전까지만 해도 여당은 이 대표의 유죄를 자신하는 분위기였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위증교사, 무고 이런 사건들은 사법방해의 대표적인 사건”이라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이제 더 이상 리스크가 아니라 현실에서의 사법처리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당 내부에선 “더는 이재명 사법 리스크에 기대지 말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한 영남 지역 초선 의원은 “판결에 따라 이러면 낫고, 저러면 불리하다는 식으로 따질 때가 아니다”며 “여당도 민생을 챙기는 정도를 걸어야 한다”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표 관련 재판이 오래 진행되다 보니 국민적 관심도 시들했다. 이제 누가 더 잘 하느냐에 관심이 모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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