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도광산 추도식 불참, 추도사 등 합의 수준 미달이 이유”

24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 아이카와 개발종합센터에서 열린 ‘사도광산 추도식’에서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차관급) 및 참석자들이 추모 묵념을 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 관계자 및 유가족의 자리가 비어 있다. 2024.11.24 뉴스1

외교부는 정부가 일본이 주최한 ‘사도광산 추도식’에 불참한 핵심 이유가 일본 측의 ‘추도사 내용’이었다고 25일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정부가 일본 측 사도광산 추도식에 불참하기로 한 데에는 일본 측 추도사 내용 등 추도식 관련 사항이 당초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시 합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중요한 고려사항이었다”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지난 23일 추도식 불참을 결정하면서는 “제반 사정을 고려했다”, “이견 조정에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라고만 설명했다. 불참 결정 이틀 만에 조금 더 세부적인 설명을 한 것이다.

또 이는 정부의 추도식 불참 결정이 일본 측 정부 대표인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의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전력이 문제가 됐을 것이라는 언론의 평가와는 다소 다른 입장이다.

일본 교도통신은이날 이쿠이나 정무관이 참의원 당선 및 취임 직후인 지난 2022년 8월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는 자사 보도가 ‘오보’였다며 이를 사과하는 정정보도를 냈다.

외교부의 입장은 교도통신의 정정보도 이후 나온 것으로, 이번 추도식 불참과 관련해 이쿠이나 정무관의관의 ‘야스쿠니 참배 전력’이 핵심 사유는 아니었음을 강조하려는 설명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교부는 지난 24일엔 “이쿠이나 정무관이 2022년 7월 참의원 당선 및 임기 개시 이후인 2022년 8월 15일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어 정부의 불참 결정이 정확한 경위 파악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추도식 당일 일본 언론들과 만난 자리에서 “참의원 취임 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적은 없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교도통신의 보도는 인정하지 않지만 야스쿠니 신사 참배 사실 자체는 인정하는 듯한 뉘앙스였다.

이로 미루어 봤을 때 정부가 불참 결정을 내릴 당시엔 일본 측으로부터 구체적인 설명을 듣지 못한 상태에서 언론 보도에 의지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