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전날 위증교사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데 대해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열흘 전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관련 1심에서 유죄를 받았을 때 “사법부를 존중한다”고 환영하고, 민주당을 향해 “판사 겁박”이라고 비판했던 여당이 이번 결과에 대해선 상반된 반응을 내비친 것이다. 여당에선 “판결에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면서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집힐 것이란 기대도 나왔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1심) 판결에 대해 제가 공감하지 못할 부분들이 많이 있다”며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 안에서 바로잡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많은 법조인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1심 판결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당도 이번 판결에 굉장히 환호하고 존중한다는 의견 밝히셨듯이 11월 15일 징역형 판결도 존중하셔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이날 “열흘 전 공직선거법 위반 징역형 판결은 정치 판결, 미친 판결 운운하면서 맹비난하더니 본인에게 유리한 판결은 사필귀정이라고 하는 것은 위선적 태도”라며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첩첩 산중”이라고 이 대표를 압박했다. 추 원내대표는 전날 이 대표가 “서로 공존하고 함께 가는 정치가 되면 좋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진심으로 공존의 정치를 바란다면 국정을 흔들고 마비시키는 야외 방탄 집회, 여야 합의 없는 일방적인 법안 처리, 국가 기구들에 대한 분풀이성 예산 난도질, 공직자들에 대한 마구잡이식 탄핵 추진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 대표의 무죄 판결에 격한 반응이 이어졌다. 판사 출신인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거짓말은 했는데 허위사실 공표는 아니다라는 해괴망측한 궤변 판결을 연상시킨다”며 “마치 ‘권순일 시즌2’를 보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연애는 했지만, 로맨스는 아니다(라는 것)”이라며 “일반상식에 한참 어긋난다”고 했다. 판사 출신 장동혁 의원도 “야구방망이 들려서 손 좀 봐주라고 보내놓고, 직접 때리는 장면까지 본 건 아니니까 직접적으로 때리는 것과 관련성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이런 정도의 판결”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선 항소심에서 재판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검사 출신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위증교사 본범인 김진성 씨는 벌금 500만 원이고 교사범인 이 대표는 무죄인데, 위증이라는 결과는 유죄로 인정하면서 교사라는 원인은 무죄로 보는 것은 법리적으로 명백한 모순”이라며 “1심 무죄 판결은 상급심에서 뒤집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민주당이 전날 판결 결과에 환영한 것을 두고는 “민주당의 기쁨은 덧없는 것”이라고도 했다.
검사 출신인 주진우 의원은 “지금 위증으로 유죄가 나온 판결 중 대부분이 ‘위증을 해 줘’라는 말이 없는 것들”이라며 “이번 결정은 다른 재판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판결이기 때문에 뒤집힐 가능성이 상당하다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주 의원은 “이 판단대로라면 앞으로 위증하거나 위증교사하는 사람들한테 길을 틔워주는 것”이라며 2심 결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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