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빠진 2번의 브리핑…사도광산 추도식 논란 제자리

  • 뉴스1
  • 입력 2024년 11월 26일 17시 44분


일본의 ‘약속 불이행’ 지적하지만…협의 내용은 계속 ‘함구’

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 유족들이 25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 사도광산 갱도를 찾아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2024.11.25/뉴스1
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 유족들이 25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 사도광산 갱도를 찾아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2024.11.25/뉴스1
정부가 ‘사도광산 추도식’ 논란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을 하지 않은 채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26일 진행한 두 번의 브리핑에서도 일본 대표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논란, 추도사와 관련한 한일 협의 내용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외교부는 이날 정부가 주한 일본대사관을 통해 일본에 유감을 표명했다는 사실을 공개했고, 이어 외교부 대변인과 2차관이 나서 언론 브리핑도 가졌다.

강인선 2차관은 이날 우리 정부가 일본이 주최한 ‘사도광산 추도식’에 불참하고 유가족과 별도의 추도식을 개최한 것은 “과거사에 대해 일측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정부의 입장을 재차 밝혔다.

지난 7월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당시 일본 측이 추도식 관련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강 차관은 한편으론 “추도식 문제가 한일관계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개별 사안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일본 측과 긴밀히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며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의지는 변함이 없음을 확인했다. 과거사 문제와 한일관계 개선을 별도의 노선으로 가져가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되는 발언이었다.

그러나 외교부의 이러한 입장 표명에도 우리가 추도식에 불참하게 된 결정적인 핵심 사안에 대한 설명은 충분하지 않았다.

25일 오전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 소재 사도광산 조선인 기숙사 터 제4상애료에서 열린 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 추도식에서 추모상이 차려져 있다. 2024.11.25/뉴스1
25일 오전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 소재 사도광산 조선인 기숙사 터 제4상애료에서 열린 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 추도식에서 추모상이 차려져 있다. 2024.11.25/뉴스1
외교부 고위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남에서 ‘협의 과정에서 일본 측의 어떤 태도에 유감을 표명한 것인지’, ‘7월 유네스코 등재 당시 한일 간 합의했던 내용이 무엇인지’, ‘이쿠이나 정무관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전력과 관련한 일본 측의 설명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선 사실상 함구했다.

이 고위 당국자는 한일 외교당국 간 협의 내용을 한쪽이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건 어렵다는 점을 언급하며 “자세한 설명이 어렵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정부는 앞서 일본 측 추도식 불참의 핵심 사유가 추도사 관련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데 있다고 밝혔는데, 정부가 추도사 내용 중 무엇을 문제 삼았고, 일본 측의 반응이 어땠는지에 대한 설명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또 교도통신이 전날인 25일에서야 일본 측 정부 대표인 이쿠이나 아키코 정무관이 2022년 8월 15일 참의원 의원으로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는 2년 전 보도가 오보라고 정정보도를 한 데 대해서도 정부의 명확한 설명은 없었다.

지난 20일 추도식 개최 날짜가 발표되면서 이쿠이나 정무관의 ‘전력’ 관련 보도가 나온 뒤 이와 관련한 문제제기가 꾸준히 이뤄졌지만 정부가 이에 대해 어떤 대응을 했는지 등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과거사는 과거사대로, 한일관계 미래 협력은 협력대로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두 개의 축으로 간다”라며 이번 사안이 한일 간 외교 문제로 더 비화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는 정부로부터 사도광산 논란과 관련한 추가적인 설명이 나오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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