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상층서 요격…‘한국판 사드’ L-SAM 독자개발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1월 29일 12시 01분


(국방부 제공)
(국방부 제공)
‘한국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장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L-SAM)의 개발이 최종 완료됐다. L-SAM은 북한 대응을 위한 3축 체계 중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을 위한 핵심 전력으로 고도 40∼70km 상공에서 미사일과 직접 충돌하는 방식으로 요격하는 무기다.

국방부는 29일 “국방과학연구소(ADD)는 10여년간의 개발 끝에 L-SAM 독자 개발을 완료했다”며 “이날 국방과학연구소 대전청사에서 L-SAM 개발이 성공적으로 끝난 것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개발 완료 행사에는 김용현 국방부 장관, 이영수 공군참모총장, 석종건 방위사업청장 등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축전을 보내 “대한민국은 L-SAM 개발로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고고도에서 정밀 요격하는 세계적 수준의 미사일 방어 능력을 보유하게 됐다”며 “L-SAM 개발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획기적인 진전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L-SAM은 천궁-Ⅱ와 함께 다층 방어체계를 이뤄 우리 영공을 확고히 지켜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1.28. 서울=뉴시스
김 장관은 축사에서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더라도 우리 군의 견고한 방어망을 뚫을 수 없을 것”이라며 “도발로 얻는 이익보다 정권 종말이라는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L-SAM은 2015년 탐색 개발에 착수한 무기 체계로 개발 등에 총 1조2000억 원이 투입됐다. 올해 5월엔 기술적 개발 목표와 군이 요구하는 작전 성능을 모두 충족했다는 의미의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29일부로 개발이 최종 완료되면서 조만간 양산도 시작된다.

(국방부 제공)
(국방부 제공)
L-SAM은 통상 미사일이 하강하는 구간에서도 고고도로 분류되는 40∼70km 상공에서 미사일을 요격한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상층에서 방어할 핵심 무기 체계인 것. L-SAM은 하층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는 우리 군 천궁-Ⅱ(중거리 지대공 요격 무기 M-SAM-Ⅱ·요격 고도 15∼20km) 및 패트리엇(PAC-3·20~40km)은 물론 또 다른 상층 요격 무기인 주한미군의 사드(40~150km)와 함께 복합 다층 방어망을 형성하는 만큼 대북 요격망은 한층 촘촘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높은 고도에서 요격하는 기술을 가진 나라는 미국, 이스라엘 등 소수에 불과하다”며 “국내 독자 기술로 고고도 요격 무기를 개발했다는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L-SAM 개발로 북한 미사일을 더 높은 고도에서 방어할 기회를 얻게 됐다. 만약 L-SAM으로 요격하지 못해도 패트리엇이나 천궁 등 다른 하층 방어 체계가 요격하는 만큼 영토 방어 수준이 크게 올라가고 지상 피해도 최소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르면 2027년부터 북한 핵·미사일 방어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L-SAM을 실전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L-SAM은 총 4개 포대가 배치될 예정이다. 경북 성주에 이미 사드가 있는 만큼 전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 서울 남부 지역과 경기 지역, 충청권 및 전라권 등에 4개 포대를 분산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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