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정부 감액 예산안 가결을 선포한 뒤 정부 측에 인사말을 요청하자 예결위 회의장에 짧은 침묵이 흘렀다. 인사를 요청받은 최상목 부총리는 굳은 표정으로 박정 위원장을 바라볼 뿐, 아무 말을 꺼내지 않았다.
싸늘해진 회의장 분위기에 박 위원장은 황급히 소감을 발표한 뒤 회의를 끝냈다. 29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야당이 단독으로 예산안을 처리한 예결위는 그렇게 종료됐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 감액 예산안 일방 처리에 반발해 표결 직전 퇴장했다. 예결위 전체회의가 시작한 지 20여분 뒤 입장한 이들은 자리에 앉아 소리 높여 야당의 정부 감액 예산안 처리 시도에 반발했다. 의사진행발언이 끝나가자, 이들은 일제히 일어나 회의장을 떠났다. 국민의힘이 떠나자, 회의는 일사천리로 빠르게 진행됐다. 회의가 끝난 뒤 예결위원회특위 민주당 간사인 허영 의원은 동료 의원들과 함께 입장을 밝혔다. 허 의원은 취재진에게 “윤석열 정부와 여당에 의해 철저하게 유린된 국회의 예산 심의권에 대한 회복이고, 국회 예산 심의를 제대로 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짧은 기자회견을 마친 민주당 의원들은 밝은 표정으로 어깨를 두드리며 “고생했다”라는 격려의 말을 나눈 뒤 국회 본관을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예결위를 통과한 수정안을 다음 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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