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일 국회 본회의에 사상 첫 야당 단독의 ‘감액 예산안’ 상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는 허술한 예산”이라며 “예산안을 볼모로 정쟁에만 몰두했다”고 비판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야당 단독 감액안 관련 정부 합동 브리핑’을 열고 “야당의 무책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단독 처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브리핑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등도 참석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예결위에서 대통령실과 검찰, 경찰, 감사원의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를 전액 삭감한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2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해당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최 부총리는 “야당이 예산안을 강행했던 지난달 29일 오후까지도 정부와 여당은 예결위에 참석해 예산안 협의를 이어가고 있었다”며 감액안을 단독으로 본회의로 넘긴 것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정부안이 자동 부의되더라도 매년 여야가 합의해 수정안을 처리했다”며 “정부안 자동부의를 막기 위해 단독 처리가 불가피했다는 야당의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심지어 야당은 단독 감액안을 처리한 후 정부가 추경을 편성해 보완해달라고 주장하나 증액할 사업이 있으면 여야가 합의해 본예산에 반영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전세계는 총성 없는 전쟁 중인데 거대 야당은 예산안을 볼모로 정쟁에만 몰두해 우리 기업에게 절실한 총알을 못 주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외 불확실성으로 그 어느때보다 엄중한 상황에 처해있는 우리 경제의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과 기업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또 “글로벌 산업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생과 지역경제를 위한 정부의 지원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야당 감액안은 재해와 통상리스크 대응을 무력화하는 예산, 민생과 지역경제를 외면한 예산, 산업경쟁력 적기 회복 기회를 상실하게 하는 예산, 국고채 이자 비용을 5000억원이나 삭감하면서 그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는 허술한 예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 예산의 확정은 국민생활, 국가경제 전반과 전국 곳곳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결정인 만큼 여야 합의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한 예산 결정 과정”이라며 “야당은 지금이라도 헌정사상 전례가 없는 단독 감액안을 철회하고 진정성 있는 협상에 임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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