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심야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북한을 자극하고 휴전선을 교란시키고 결국에는 무력충돌로 이끌어갈 위험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윤 대통령이 더이상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며 탄핵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5개 야당이 개최한 ‘윤 대통령 사퇴 촉구·탄핵 추진 비상시국대회’를 통해 “그들(윤 정권)에게는 생명 존중 사고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무력을 동원한 비상계엄 조치가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순간 국지전이라도 벌일 것”이라며 “권력 유지를 위해 수없이 많은 사람의 인권을 유린하는 비상계엄이 부족하다면 그들은 국민 생명을 갖다 바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밤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겠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 대표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이 나라에서 총·칼을 든 군인이 사법 행정 권한을 통째로 행사하는 ‘원시적 나라로 되돌아 가는구나’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며 “윤 대통령은 이 나라 지배자가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의 충직한 일꾼일 뿐인데 (자신이) 가진 권력으로 무장한 총·칼 든 군인을 동원해 국민에게 총·칼을 들이댄다는 현실이 믿어지나”라고 물었다.
이 대표는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며 “더이상 참을 수도 용서할 수도 없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과 국민의힘 지지자들을 향해선 “윤 대통령은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태로 보여진다”며 “그가 아무리 무능하든 아무리 불량하든 상식을 가지고 있다면 위험하지 않다. 그런데 어제 밤부터 새벽까지 벌인 일들을 보면 국민 삶을 통째로 책임지고 이 나라 운명을 책임진 사람의 행동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밤에 계엄 소식이 전해지자 자정이 넘었을 무렵 국회 정문 앞에는 300여 명이 시민이 몰렸다. 이 대표는 이를 언급하며 “이 나라를 지켜내기 위해 장갑차 앞에 앉아 막고 실탄을 꽂은 자동소총 앞에서 함께 맞서 싸운 여러분이 없었다면 어떻게 이 몰염치한 정권의 친위 쿠데타 내란 행위를 막을 수 있었겠나”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계엄은 상황이 정비되고 호전되면 또 시도할 것”이라며 “경각심을 가지고 함께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자진 사퇴가 없다면 탄핵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야6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이날 오후 2시 40분 국회에 제출하고, 5일 본회의에 보고할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들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우선 오늘 본회의를 자정이 지난 시점에 개의해 윤 대통령 탄핵안을 보고할 예정”이라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의결을 해야 하니 토요일까지는 비상대기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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