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계엄’ 후폭풍]
李 “수갑으로 민주주의 묶으려 해”
체포 대비 다른 의원 방에 머물러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이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및 민주당 의원 10명에 대한 체포와 구금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계엄군이 국회를 수색하면서 우 의장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을 찾았다”며 “비정상적인 대통령이 계엄군을 보내 수갑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묶으려 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우 의장,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이 대표를 체포하러 왔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체포 대상자가) 10여 명이었다”고 밝혔다. 민주당에 따르면 박찬대 원내대표와 김민석 최고위원,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도 체포 대상자에 포함됐다.
국회사무처도 이날 브리핑을 열고 “계엄군이 3일 오후 11시 48분부터 헬기를 통해 24차례에 걸쳐 무장 병력 280여 명을 국회 경내로 진입시켰다”며 “4일 0시 34분에는 국회의사당 2층에 위치한 국민의힘 2층 사무실 유리를 깨고 내부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체포 가능성에 대비해 3일 오후 11시경 국회 의원회관에 도착한 뒤 자신의 방이 아닌 한준호 최고위원의 사무실에 머물다 표결 직전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회의장과 당 대표, 국회의원들이 군보다 먼저 국회 경내에 도착했기에 체포 등의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고 했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촉구 탄핵추진 비상시국대회’에서 계엄군이 두고 간 수갑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계엄군은 이 수갑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묶으려 했고, 대한민국 야당의 지도자를 묶으려 했고, 심지어 여당의 지도자들까지도 묶으려 했다”며 “미친 대통령 하나가 흉기를 손에 들고 음주운전을 한 상태를 그대로 두면 이 나라는 어디로 가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는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민주당이 주장하는 ‘체포 활동’이 실제로 존재했는지를 파악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회사무처는 이날부터 국방부 직원과 경찰 등의 국회 청사 출입을 전면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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