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계엄 선포 직후 출동했지만 서울 공역진입 승인 지체
“사전 준비 허술 정황”, “군내 불법계엄 반발” 갖은 관측 나와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심야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계엄군 병력이 탄 군용헬기가 서울 진입 과정에서 공역통제에 걸려 한때 우왕좌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상공에 대한 진입 허가가 지체되면서 계엄군 병력의 국회 도착과 진입이 늦어졌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계엄 사전 준비가 허술했음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군 내부에서조차 불법적인 계엄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보고, 서울 공역 진입에 제동을 거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3일 오후 10시 23분경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에 경기 모처의 특수전사령부 모 부대에서 계엄군이 탄 헬기들이 일제히 이륙했다. 계엄군은 헬기 내에서 목적지가 서울 국회의사당이고, 임무는 계엄사 포고령 위반자 체포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호 국방차관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출석해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 (계엄군) 병력 투입은 당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헬기는 서울 인근 상공에 도착한 후 공역 통제에 걸려 서울 진입이 지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빨리 목적지(국회)에 도착하라는 계엄지휘부의 지시와 공역 진입 승인이 안 났다는 지침이 뒤섞이면서 헬기가 우왕좌왕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때문에 헬기들은 서울 공역에 곧장 진입하지 못한 채 인근 상공을 한동안 맴돌기도 했다는 것.
뒤늦게 공역 진입이 승인된 뒤 계엄군을 태운 헬기들은 국회에 도착했지만 이미 많은 시민과 야당 의원들이 계엄 선포 소식을 접하고, 국회의사당 인근으로 몰려든 상황이었다.
다른 소식통은 “계엄군 헬기의 서울 공역 진입 승인 등 사전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여인형 국군 방첩사령관(중장)은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주위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여 사령관은 계엄 선포 전날 휴가를 다녀왔고, 핵심참모도 해외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휴가 복귀 당일(3일) 야간에 부대에서 TV 뉴스를 통해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사실을 파악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는 것.
계엄이 선포되면 계엄사의 수사 업무를 전담할 핵심 직책인 합동수사본부장은 통상 방첩사령관이 맡게 된다. 여 사령관은 윤 대통령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충암고 후배로 야당에서 줄곧 ‘계엄 의혹’ 공세를 받아왔다. 이번에 계엄 사태가 현실화하자 야당에서는 김 전 장관과 함께 주도 세력이라고 지목하면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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