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9일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가능성을 본격 거론하면서 “옥중 집무가 가능한 만큼 반드시 탄핵소추안을 처리해 직무를 정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가 빠르게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을 향해 2차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라고 압박하고 나선 것.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탄핵될 경우 권한대행을 맡게 되는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해서도 “내란죄의 공범”이라며 ‘대통령 권한대행’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이른바 ‘한동훈-한덕수 공동 국정운영 체제’의 한 축을 무너뜨리겠다는 것. 한 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위한 실무 준비에도 돌입했다. 여권이 주장하는 ‘질서 있는 퇴진’ 대신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판결 전에 ‘조기 대선’ 체제에 돌입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野 “尹 구속은 시간 문제”
이재명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대통령이 구속되면 단체장들처럼 직무 정지가 자동으로 되기 때문에 탄핵 말고도 직무를 정지시킬 방법이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명확하게 (법에) 어떻게 규정돼 있나”라고 공개적으로 질문했다. 이에 검사 출신인 주철현 최고위원은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별도 규정이 없어서 현실적으로 옥중 집무를 막을 수 없다. 내란 수괴 윤석열의 질서 있는 퇴진은 헌법에 규정된 탄핵뿐”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여당은 대통령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쓸데 없는 이야기를 하지 말고 이번 토요일 탄핵 의결에 참여하기 바란다”고 했다. 구속에도 직무정지가 안 된다며 탄핵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 11월 북한 오물풍선 살포 지점 원점 타격 논의 정황, 10월 평양 상공 무인기 비행 관련 의혹을 근거로 일반이적죄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한 총리를 내란죄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당내에서는 윤 대통령 구속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은 “지금 검찰, 경찰, 공수처 3주체가 서로 경합을 하는데 대통령을 내란 혐의로 수사를 한다는 것은 구속각”이라며 “구속되면 한동훈 대표가 아니라 더 되는 사람도 대통령 탄핵을 막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일각에서 주장하는 윤 대통령 조기 하야와 ‘벚꽃 대선론’에 대해 “웃기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박균택 의원도 “내란 범죄 우두머리에게는 무기징역과 사형밖에 없다”면서 “국민 75% 이상이 탄핵에 찬성할 정도로 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구속 가능한 범죄”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달 14일 윤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을 표결 처리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구속될 경우 국민의힘도 더 이상 탄핵안 표결에 불참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 탄핵이 이 대표의 차기 대선을 위한 수단으로 비춰질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 민주당은 이날 김윤덕 사무총장 명의로 선출직 공직자들에게 공문을 보내 “지역위원회 및 SNS, 유튜브 등 모든 활동에서 언행을 주의해달라”고 했다.
● “한덕수는 내란공모 가담” 탄핵 카드 만지작
윤 대통령의 궐위 시 권한대행을 맡게 되는 한 총리를 비토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이날 “두 한 씨(한동훈-한덕수)의 반란, 두한. 전두환이 자꾸 떠오른다. 두 한 씨의 반란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한 총리는 내란 공모에 가담한 사람”이라며 “윤 대통령이 궐위되더라도 한 총리를 포함해 국무회의에 참여했던 9명에 대해서는 모두 수사가 이뤄질 것이고 이들 역시 대통령권한대행을 맡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한 총리 탄핵을 통해 직무를 정지시키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총리 탄핵소추안은 대통령과 달리 재적의원 과반 찬성으로 통과시킬 수 있어 민주당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 민주당은 한 총리 탄핵안 발의 실무 준비에 나선 가운데, 윤 대통령 수사와 탄핵소추안 처리 상황을 지켜보면서 진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 총리의 내란 가담 여부는 수사를 통해 밝혀낼 것”이라며 “탄핵 카드를 통해 통해 한 총리가 경거망동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차원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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