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11일 “이제 가장 질서있는 퇴진은 탄핵”이라며 “저는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민의힘에서 윤 대통령 탄핵에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힌 의원은 총 5명이 됐다. 여당에서 8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오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치는 탄핵소추안이 가결된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7일) 탄핵 표결에 불참했다. 분노와 흥분 속에서 겨우 나흘만에 이뤄지는 탄핵을 확신할 수 없었다”며 “대통령에게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퇴진에도 질서와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대통령은 하야를 거부하고 있다. 헌법적 공백을 초래하고, 민심이 수용하지 않고, 대통령의 선의에 기대야 하는 하야 주장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대통령이 비상계엄의 합헌성을 따져보겠다는 소식도 들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기에는 질서도 없고 퇴진도 없다. 이제 가장 질서있는 퇴진은 탄핵”이라며 “이것이 대한민국 헌법질서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의원은 7일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첫 실시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하며 거센 비난 여론에 맞닥뜨렸다. 지역 사무실에는 김 의원을 규탄하는 근조화환이 배달되고, 자택 현관 앞에 흉기가 놓여 경찰이 신변 보호에 나서기도 했다.
김 의원은 당을 향해서도 탄핵에 찬성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줄 것을 촉구한다. 우리 당이 결자해지 해야 한다”며 “죽는 길이 곧 사는 길”이라고 했다.
아울러 “저는 우리 당의 저력을 믿는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선진국으로 대한민국을 이끈 우리 당의 역사를 저는 믿는다”며 “이제 우리 당당하게 새로 시작하자. 부디 함께 해달라”고 덧붙였다.
대통령 탄핵안은 재적 의원(300명) 3분의 2 이상인 200명 이상이 찬성시 가결된다. 앞서 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1차 탄핵안은 범야권 의원 192명과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김예지 의원, 김상욱 의원 3명 등 195명만 표결에 참여해 의결 정족수 미달로 표결이 불성립돼 자동 폐기됐다.
여론 역풍이 거세지자 여당에서는 친한(친한동훈)계와 소장파 그룹을 중심으로 “14일 예정된 2차 표결에는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의원은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김재섭, 조경태 의원 등 5명이다. 김상욱 의원에 따르면 이들 외에도 국민의힘 내부에서 10여 명이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에서 8명 이상의 이탈표가 나오면 윤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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