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이것이 대한민국 헌법질서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 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14일 탄핵안 표결 때 찬성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여당 의원이 안철수 김예지 조경태 김상욱 의원에 이어 김재섭 의원까지 5명으로 늘어났다. 탄핵 가결을 위한 여당 이탈표 요건인 8명 중 3명이 남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 대통령이 조기 퇴진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여러 경로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당 지도부가 제시한 ‘내년 2, 3월 하야-4, 5월 대선’ 방안이 폐기 수순에 놓인 것. 여당 관계자는 “질서 있는 퇴진의 길을 찾는 한동훈 대표와 당의 노력은 사실상 끝난 것”이라며 “탄핵의 길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탄핵 관련 입장 표명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탄핵 반대 의원도 찬반 고민으로 선회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 표결에 불참했다. 분노와 흥분 속에서 겨우 나흘만에 이뤄지는 탄핵을 확신할 수 없었다”며 “그러나 대통령은 하야를 거부하고 있다. 헌법적 공백을 초래하고, 민심이 수용하지 않고, 대통령의 선의에 기대야 하는 하야 주장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했다. 7일 탄핵 표결에 불참한 지 4일 만에 공개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것.
탄핵을 반대하던 일부 의원이 찬반을 정하지 않았며 입장을 바꾸는 등 탄핵 찬성으로 기우는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전날 동아일보에 탄핵 반대를 밝혔던 한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의원들을 국회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했다는 국회 국방위원회 증언 등을 듣고 원점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친한계에서는 “윤 대통령의 하야 의지가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탄핵에 찬성하는 숫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동아일보가 비상계엄 해제에 찬성한 의원, 친한계 의원, 소장파 의원, 비상계엄 내란 상설특검안에 찬성한 의원 등 31명을 대상으로 탄핵 찬반을 물은 결과 공개 찬성을 밝힌 5명 외에도 배현진 김소희 진종오 의원 등 최소 8명이 탄핵 찬반을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표결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최소 13명이 탄핵 표결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이어서 참여 의원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권성동 “탄핵 당론 반대” vs 김태호 “자율 투표”
반면 친윤(친윤석열)계에서는 “탄핵 반대 당론을 지켜야 한다”며 “친한계가 이탈해 탄핵되면 한 대표는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당내에선 12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가 미는 김태호 의원과 친윤계가 미는 권성동 의원 중 누가 당선 되느냐에 따라 탄핵 찬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분위기가 달라졌다. 아마 전체 당론을 통해서 본회의장에 자유의 의지를 갖고 투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될 것 같다”며 “국민을 생각하고 국가를 생각하는 정치적 모습도 의연하게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탄핵안 가결까지 염두하고 자율 투표 방침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권 의원은 탄핵 반대 당론을 고수하면서 표결에 재차 불참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모습이다. 권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하면서 당에서 추진하는 조기 퇴진에 대해 논의가 집중되어야 될 것”이라며 “표결 참석에 대해서는 의총을 열어서 집약된 의견을 모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도 원내대표 선거 결과를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김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되면 한 대표의 세가 단단해지면서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히기기 수월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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