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안 발의 하루 미룬 野, ‘의원 체포 지시’ 등 내용 대폭 보강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12일 03시 00분


[尹 탄핵 14일 2차 표결] 野, 2차 탄핵 표결에 당력 집중
이재명 “내란 수괴가 아직 국가수반”
‘尹 계엄 사전모의’ 등 추가로 넣기로… “의원실마다 매일 유튜브” 홍보전도
韓총리-檢특수본부장 탄핵도 검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2.11. 뉴스1
“탄핵 무산 후 하루에도 12번씩 가슴을 쓸어내릴 놀라운 사실이 계속 밝혀지고 있다. 탄핵 열차는 출발했다. 결코 멈출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1일 “국회가 국민의 간절한 염원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며 14일 오후 5시로 예고한 윤석열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 표결에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탄핵소추안 발의를 12일로 하루 미루면서 최근 드러나고 있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당시 반(反)헌법적 행위를 추가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여당 의원들을 향한 여론전 수위를 높이면서 ‘탄핵 찬성표 확보’에 나선 동시에,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대비에 나섰다. 특히 헌법상 권한대행을 맡게 되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 여부를 두고 당내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 민주당 “14일 오후 5시 2차 탄핵 투표”

이 대표는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직도 국가수반 자리에 내란 수괴 혐의자가 있다는 사실이 대한민국 위기를 키우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정상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전날 국민의힘 의원 22명의 찬성으로 ‘내란 상설특검’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점을 거론하면서 “국민의힘이 민심을 받아들여 자율 투표를 선택한 결과”라며 “2차 탄핵 표결에서도 반드시 의원들의 소신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당리당략을 앞세우며 잇속만 챙기려는 건 구한말 나라를 팔아먹은 을사오적과 똑같은 행태”라며 “탄핵에 찬성함으로써 내란 사태를 빠르게 종결하는 것만이 국가 위기를 수습하는 유일한 선택”이라고 여당을 압박했다.

민주당은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탄핵소추안 발의를 하루 늦추면서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2차 탄핵소추안에는 1차 탄핵소추안 발의 이후 드러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계엄군 투입, 윤 대통령의 계엄 사전 모의 정황, 의원 체포 지시 등이 추가로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탄핵안에서 ‘탄핵소추 사유로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제기된 북한-중국-러시아 적대 행위 등은 삭제될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시행령 개정을 통한 검찰 수사권 복원, 25번에 달하는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12일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당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뒤 14일 오후 5시 국회 본회의를 열고 표결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국회의원, 보좌진, 당직자들에게 SNS, 유튜브 프로필 사진을 변경하고 탄핵 표결 전까지 ‘의원실마다 매일 1개 이상 유튜브 쇼츠’ 제작 등 대국민 홍보 강화를 지시하기도 했다.

● 민주 ‘한덕수 탄핵’ 두고 갑론을박

민주당 내에서는 2차 탄핵소추안은 가결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여당 내 찬성표가 늘어나는 분위기인 데다 윤 대통령 스스로도 하야보다는 탄핵을 통해 법리 판단을 받아 보려는 것 같다”고 했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경우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되는 한 총리의 탄핵 여부를 두고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당 지도부에선 “한 총리마저 탄핵하면 대통령-국무총리 동시 국정공백이 우려된다”며 “한 총리는 관료 출신인 만큼 대세가 기울면 민주당에 협조할 인물”이라는 반응이 우세하다. 반면 강경파 사이에서는 “내란죄의 공범인 만큼 반드시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경제 전문성을 생각했을 때도 한 총리보다는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권한대행으로서 낫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한 총리 탄핵안은 실무적으로 준비돼 있는 상태”라며 “결국 이 대표 결단만 남았다”고 했다.

민주당은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은 박세현 서울고검장에 대한 탄핵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검찰을 향한 경고에도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내란죄에 대해서는 검찰이 수사할 법적 근거가 없다. 그렇다면 박 고검장은 권한남용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내란을 수습하기 위해 수사하는 목적 외에 수사를 축소하거나 다른 불순한 의도가 보이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의 줄탄핵 움직임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윤희숙 전 의원은 “나라를 정상 궤도로 돌리려는 진정성은 제로, 상대의 씨를 말리려는 광기만 가득찼다”며 “365일 비상계엄 정치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의원도 “무차별 고발과 특검, 탄핵으로 국정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더불어민주당#탄핵안#발의#의원 체포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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