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 “저 친윤 맞지만 尹에게 쓴소리 가장 많이 해”
金 “탄핵이 비극 또 다시 직면” 무릎 꿇고 사과
국민의힘은 12일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후임을 선출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시작했다. 이번 선거는 친윤(친윤석열)계와 중진 의원이 지원하는 5선 권성동 의원과 친한(친한동훈)계와 일부 초·재선 의원의 지지를 받는 4선 김태호 의원의 2파전으로 치러진다.
권 의원은 이날 후보자 정견 발표에서 “우리 당이 어떻게 하다가 이런 지경에 이르렀는지 자괴감이 든다”며 “국민 여러분께 참담하고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권 의원은 윤석열 정부 초기 친윤계의 맏형격 역할을 했다. 이어 “지난 3일 윤 대통령은 게엄을 선포했다. 민주당이 24번의 탄핵을 남발하고 아무리 국정이 마비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비상계엄으로 대응한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권 의원은 “우리 당은 전례없는 위기에 빠졌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힌 이후 중진 의원을 비롯한 초·재선 의원들이 나에게 당 위기를 수습하는 데 앞장서달라고 했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권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친윤계와 친한계의 대결로 보는 시각에 대해 “맞다. 저는 친윤이다”라고 했다. 그는 “정권교체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면서도 “정권 창출 이후에는 인수위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내각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대통령 선거기간부터 정권교체 이후에도 물밑에서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제일 많이 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탄핵해 우리 당이 살 수 있다면 고통스럽지만 그 길을 가야 한다”면서도 “그런데 결과는 참혹했다. 우리 당은 분열했고, 분열은 대선, 총선, 지방선거 실패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어 “탄핵보다 무거운 것이 분열”이라며 “분열을 막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 당의 화합을 약속한다”고 했다.
권 의원은 한동훈 당 대표와의 협치도 강조했다. 그는 “한 대표는 63%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민주적 정통성을 확보한 대표다. 주요 현안마다 한 대표와 충분히 상의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를 악물고 야당과 싸워야 하고 현실을 인정하며 협상과 타협을 병행해야 한다”며 “지난 원내대표를 경험으로 여러분의 지혜를 모아 이 험한 길을 반드시 뚫어내겠다. 당을 빠르게 정비해 다가온 대선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두 번째로 정견 발표에 나선 김 의원은 “우리 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또 다시 탄핵이라는 비극에 직면했다는 건 정말로 부끄럽다. 국민들께 무릎 꿇고 사죄 올린다”며 연단 옆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고개 숙였다.
김 의원은 “정말 아프고 안타깝고 힘들지만 우리는 이제 맞잡은 대통령과의 손을 놓을 때가 됐다”며 “정치·경제· 안보까지도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결단해야 된다. 국민의힘이 여당으로서 공수의 정치가 아니라 정도를 가야 한다”며 “국민을 위한 정치, 국가를 걱정하는 정치로 바꿔야 한다. 탄핵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아무리 아파도 국민이 원하면 그 길이 어떤 길이라도 갈 준비를 해야 한다”며 “멈춰라 할 때까지 변하고 혁신해야 한다. 우리는 희망이 있다. 지혜롭게 힘을 합쳐서 단일 당으로 가자”고 강조했다.
친윤계인 권 의원은 친윤계와 중진 그룹의 지지를, 비윤계인 김 의원은 친한계와 일부 초·재선 그룹의 지지를 각각 받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당내 탄핵 찬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신임 원내대표는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인한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상황을 수습할 책무를 안게 된다. 우선 14일 예정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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