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4시 尹탄핵 2차표결
與의원 8명이상 찬성땐 통과
“자유 투표해야” 목소리 커져
친윤도 “가결 막기 힘들 것”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여야는 14일 오후 4시 국회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로 윤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짓는다. 이번 탄핵소추안 표결은 3일 밤 위헌·불법 논란이 불거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11일 만이다. 탄핵소추안은 재적 의원(300명)의 3분의 2(200명) 이상 찬성이면 가결된다. 여당(108명)을 제외한 192명 의원이 모두 탄핵 찬성을 투표한다는 가정 아래 여당 의원 8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면 탄핵소추안이 가결된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11일간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정치, 외교안보, 경제 혼란 상황을 일단 해소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지가 여당 의원들의 선택에 달린 것이다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탄핵안 표결에 관한 당론은 내일(14일) 의원총회에서 108명의 의원과 최종 결정하겠다”며 “일단 지금은 탄핵 반대가 당론이다. 의원들과 의견을 나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새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이미 탄핵에 찬성하겠다는 의원이 많은데 무엇으로 막을 수 있겠느냐”며 탄핵 가결 흐름을 바꾸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대통령의 운명을 쥔 국민의힘에선 “자유투표는 하게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전날(12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당론으로 탄핵 찬성을 제안한다”고 밝힌 가운데, 이날 친윤 진영에서도 “당론으로 탄핵 반대는 유지해야 하지만 표결까지 막을 수는 없는 분위기”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권 원내대표 역시 “당론이 결정돼도 호소하는 것 외에 (당론을) 강제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첫 번째 탄핵소추안(7일)은 국민의힘의 당론 불참으로 의결 정족수(200명)가 모자라 폐기됐지만 두 번째 표결은 여당에서도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의원들이 20명이 넘는 상황이다.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힌 7명에 더해 탄핵 찬성 의사를 가진 익명의 의원도 더 있어 가결은 불가피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도 “그렇게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2차 탄핵소추안에는 12·3 비상계엄의 위헌·불법성 외에도 대통령의 지휘 아래 계엄군과 경찰이 국회의원 체포를 시도한 점 등이 탄핵 사유로 담겼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여당을 향해 “역사가 여러분의 선택을 기억할 것”이라며 “부디 내일은 탄핵 찬성 표결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與 탄핵표결 참여 20명 넘을듯… 권성동 “막을 방법이 없어”
[尹탄핵 오늘 2차 표결] 친한 “찬성 200표 당연히 넘길 것”… 친윤, 의원들 개별 접촉-반대 설득 권성동, 오늘 의총서 당론 결정 방침… 중립 의원 “당론 강제땐 분열 자초”
“국민의힘이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을 당론으로 정하더라도 20여 명은 표결에 참여할 것이다. 찬성표 200표는 당연히 넘길 것이다.”(친한동훈계 의원)
“친한계가 탄핵에 공개 찬성하는 숫자를 하나씩 늘려가며 공갈 협박하고 있다. 우리는 당연히 탄핵 반대다.”(친윤석열계 핵심 의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국민의힘에서는 탄핵 찬성으로 결집하는 친한계와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친윤계 간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졌다. 친한계에서는 탄핵을 공개 찬성하는 의원들이 추가 찬성 표 확보에 나섰고, 친윤계는 친한-중립 의원을 개별 접촉하며 탄핵 반대 입장을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당 내에서도 “이미 탄핵에 찬성하겠다는 의원이 많아 막기 어렵다”(신임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반응이 나오는 등 탄핵이 불가피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윤 대통령이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설 것”이라며 하야를 거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친윤 권성동 원내대표도 “(탄핵 반대 당론을) 강제할 방법은 없다”고 했다.
다만 친윤계에선 여전히 “대통령을 배출한 당으로서 탄핵을 한 차례는 더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7일 1차 탄핵안 표결 때 정한 탄핵 반대 당론을 변경할지 논의할 예정이다.
● 친윤 “우린 반대” vs 친한 “찬성표 충분”
복수의 친윤계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에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 친윤계 핵심 의원은 “탄핵에 찬성하기엔 아직 논란이 정리가 안 됐다”며 “탄핵이 가결되면 헌법재판소 앞 찬반 집회로 오히려 혼란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윤계 의원은 “대통령도 억울한 면이 있지 않겠느냐”며 “반대하자는 기류가 다수”라고 전했다. 5선 나경원 의원도 “지금은 너무 이르다. 무엇이 가짜인지 진실인지 차분히 이성적으로 살피며 숙의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성급한 판단은 돌이킬 수 없는 국민적, 국가적 비극을 낳을 수 있다”고 했다.
친윤계는 전날 권 원내대표 선출 이후 표 단속에도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 찬성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김상욱 의원은 “탄핵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려는 사람들이 열심히 설득 작업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친한계에서는 탄핵 가결선인 여당 찬성 8표는 무난하게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의원이 7명이고, 표결에 반드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의원도 20명을 넘기 때문이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탈표 8표를 넘길 가능성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 친한계 관계자는 “어제 대통령 담화를 보고 친윤계도 흔들리고 있는 걸로 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국회 본청 앞에서 ‘탄핵 찬성’ 촉구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친윤, 친한계 간 탄핵 찬반 여론과 별개로 당내에선 탄핵안 가결 흐름으로 가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은 “벌써 공개적으로 7명이 찬성 투표를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져 있다”고 했다. 신 부총장은 이날 “권 원내대표가 어젯밤 누군가와 통화하며 ‘탄핵은 못 막는다’고 얘기했다”고도 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지인이 언론 보도 보니 그렇지 않느냐 해서 ‘그런 언론 보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보도도 있다’ 정도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 친윤 권성동 “당론 강제할 방법 없어”
국민의힘이 14일 탄핵안 표결에서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할지, 자율 투표로 변경할지도 변수로 꼽힌다. 친한계와 중립 성향 의원 등을 대상으로 한 본보 조사에서 “당론에 따르겠다”는 의원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당은 7일 1차 탄핵안 투표 땐 반대 당론을 정하고 표결에 불참했다. 하지만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이 이에 반발해 표결에 참여했다. 1차 탄핵안을 무산시켜 역풍을 초래한 표결 불참 방침은 이번에는 없을 것이라는 게 당내 중론이다.
당론을 바꾸려면 의원총회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72명)가 찬성해야 한다. 친윤계는 “다수결로 하면 변경이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108명 의원 뜻을 모아 최종 결정하겠다.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권 원내대표는 ‘이미 이탈표가 8표를 넘었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반대 당론을 정하는 게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예상하는 사람이 많은 걸로 안다”며 “당론이 결정되면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당론에 충실히 따라달라고 의원들 상대로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당 일각에선 당내 분열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당론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립지대 중진 의원은 “탄핵 공개 찬성 의원이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당론을 강제하는 건 분열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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