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자 이를 숨죽이고 바라보던 의원들의 탄식이 쏟아져나왔다. 짧은 환호성이 들리기도 했지만, 본회의장에는 이내 침묵이 흘렀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여야 의원들은 모두 결과를 예상했다는 듯 담담한 표정으로 본회의에 임했다.
국민의힘 의석에는 무거운 침묵이 이어졌다.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굳은 표정으로 국회의장석을 바라본 뒤 곧바로 퇴장했다. 예상보다 많이 나온 이탈 표에 충격받은 듯, 일부 의원들은 고개를 숙인 채 한참 동안 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앞서 이들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당론을 ‘탄핵 반대’로 정했다. 공개적인 입장 표명 없이 ‘찬성’으로 마음을 돌린 의원들이 더 생겨난 것이다.
야당 의석에도 무거운 공기가 깔렸던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대부분 자리에 앉아 두 손을 모은 채 우원식 국회의장의 당부를 듣는 등 차분한 모습이었다.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휴대전화로 가결 직후 본회의장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담담한 표정으로 의장석을 바라봤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본회의 산회를 선포하자 의원들은 일제히 회의장을 떠났다. 본회의장은 곧 적막에 휩싸였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헌정사상 세 번째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며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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