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해외출장 915건중 405건
더 챙긴 경비로 축구관람-관광
화투 치고 숙취해소제 구입도”
지방의회 의원들이 해외 출장을 가면서 항공권 금액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실제 경비보다 많은 예산을 지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부풀린 경비 등으로 축구경기장이나 루브르박물관과 같은 관광지를 다녀갔고, 화투나 숙취해소제 등을 구입하기도 했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는 전국 243개 지방의회 의원들이 2022년 1월부터 올 5월까지 다녀온 해외 출장 915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 중 405건(44.2%)에서 항공권을 위조해 경비를 부풀린 사실이 드러났다고 16일 밝혔다. 이 같은 수법으로 충남도의원들은 2022년 네덜란드와 벨기에 출장을 가면서 1인당 338만 원인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예약한 뒤 예산을 청구할 때는 항공권을 포토샵 등으로 위조해 338만 원짜리 이코노미석 항공권을 예약한 것처럼 꾸몄다. 이후 비즈니스석 항공권 예약을 취소하고, 1인당 164만 원인 이코노미석 항공권을 발권해 차액을 챙겼다.
외유성 출장도 많았다. 서울 동대문구의회는 2022년 일본을 다녀오면서 가이드 비용으로 160만 원을 예산에서 지출했는데 이 중 온천 등 관광지 입장료로 90만 원을 썼다. 춘천시의회는 지난해 영국과 프랑스 출장을 다녀오면서 손흥민 선수가 있는 토트넘FC 경기장 등 관광지 5곳을 방문했고 입장료 등으로 총 400만 원을 지출했다. 술과 안주, 숙취해소제, 화투 등을 예산으로 구입한 경우도 178건이나 적발됐다.
권익위는 외유성 출장이 만연한 이유에 대해 해외 출장을 심사하는 공무국외출장심사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권익위는 항공권을 위조하는 등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고, 의원들이 부당하게 챙긴 차액에 대해서는 환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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