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말 바꾼 권성동, 어젠 “거부권 뺏긴다” 헌법재판관 임명 동의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17일 16시 48분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 전까지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24.12.17.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6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못한다고 하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나 장관 임명도 못 한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이 확인됐다. 권 원내대표가 하루 만인 17일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 직무정지 시에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불가능하다”고 말을 바꾼 셈이다. 권 원내대표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당시에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다고 발언한 사실도 알려지면서 야당에선 “탄핵심판 지연을 위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국회 몫 헌법재판관 3인에 대한 인사청문회 진행과 관련한 논의를 했다.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인 검사 출신 정점식 의원이 “대통령 권한대행의 임명권은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는 형식상의 권한”이라며 “(임명을) 안 하면 헌법 위반이란 비판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4선의 박대출 의원은 “지금은 전쟁 중인 상황이고 우리가 펼 수 있는 모든 논리를 다 동원해야 한다”고 반대했다. 박 의원은 “지난번 탄핵 당시 더불어민주당에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며 “우리도 (그 논리에) 동의한다고 해야 한다. 당시 권한대행은 탄핵 결정 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총에서 한 권한대행이 국회 몫 헌법재판관을 임명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이어지자 권 원내대표는 “다른 문제에 역풍을 맞고 논리가 궁색해질 수 있어서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고 복수의 의총 참석자가 전했다.

권 원내대표는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국회 탄핵소추 위원장을 맡았었다. 당시 권 원내대표는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이정미 헌법재판관 후임을 대법원장이 지명하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하는 절차를 지금부터 밟아야 한다”라며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헌법재판관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은 형식적인 임명권”이라고 말한 바 있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끝없는 내로남불”이라며 “국회 몫 헌법재판관을 단순 임명하는 것은 못 한다고 하면서 거부권 행사는 가능하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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