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민주 “韓대행 거부권땐 탄핵 불가피”… 특검 반대 與, 거부권엔 입장 안밝혀
총리실 “12월31일 마지막까지 검토”… ‘여야정 협의기구’ 통한 논의 기대도
“쌍특검법(김건희·내란 특검법)이 레드라인(금지선)이다. 특검법에도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는 순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은 불가피하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9일 “이미 한 권한대행 탄핵을 위한 실무적 준비는 다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은 여론의 압도적 지지가 있다는 점, 내란 특검법은 한 권한대행이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돼 있다는 점을 내세워 거부권 행사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당론으로 반대했던 국민의힘이 이날 쌍특검법 거부권 요청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쌍특검법의 거부권 행사 시한이 내년 1월 1일까지인 만큼 한 권한대행은 연말까지 최대한 결정을 늦추면서 고심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민주당 “韓 어떻게 하는지 지켜볼 것”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이 쌍특검법을 거부할 경우 탄핵소추안 발의가 불가피하다는 방침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내란 극복을 방해하면서 공범이 되는 행위를 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에선 한 권한대행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특검 후보자 야당 추천 문제’ 및 ‘수사 기간과 인력의 방대성’ 등을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특검 후보자를 야당이 추천하도록 했던 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때도 이미 전례가 있는 일”이라며 “김건희 특검법은 수용해야 한다는 점을 한 권한대행에게도 명확히 전달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20일 의원총회를 열고 한 총리 탄핵 여부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10일 국회에서 통과된 내란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에 대해서도 지체 없이 후보자 추천을 의뢰할 것을 촉구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상설특검 수사 요구안이 이미 열흘 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특검 후보추천위 구성까지 마쳤다”며 “서둘러 특검 후보 추천을 의뢰하라”고 했다.
● 고심 깊은 韓…총리실 “31일까지 검토”
한 권한대행 측은 쌍특검법에 대해 “헌법과 법률에 따라 결정하겠다”면서도 “아직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을 아끼고 있다. 총리실은 내년 1월 1일이 거부권 행사 기한인 만큼 결정을 최대한 미뤄 “12월 31일 마지막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거부권 행사 기한 전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국정안정협의체’ 등 여야정 협의 기구가 꾸려져 특검법의 위헌적 요소를 없애는 방안을 논의하길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권한대행은 특검 추천 과정에서 야당 의견만 반영되는 등 위헌 요소가 있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정부로 이송된 쌍특검법 모두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특검을 추천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법 통과에 대한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인 데다 내란 특검법의 경우 한 권한대행 자신도 내란 혐의 피의자로 올라가 있어 거부권 행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총리실은 일단 법무부의 검토 의견이 올라오는 대로 본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법안에 드러나 있는 위헌적 요소나 절차적 하자 부분 때문에 결정이 어렵고 고민스러운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국민의힘은 12일 국회 본회의 표결 당시 김건희 특검법과 내란 특검법 모두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지만 각각 6명, 7명의 여당 의원이 찬성 또는 기권 방식으로 이탈했다. 이날 여당은 쌍특검법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국민의힘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법안에 대해 이번에 (거부권을 요청할지에 대한) 당론이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뒤 여당을 향한 윤 대통령 방탄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김건희 방탄’, ‘내란 옹호’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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