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서북부 접전지인 쿠르스크 지역으로 파병된 북한군과 교전을 이어오고 있는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가 24일(현지 시간)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살한 북한군 병사의 품에서 발견된 것이라면서 한 장의 손편지 사진을 공개했다.
“그리운 조선, 정다운 아버지 어머니의 품을 떠나 여기 로씨야(러시아) 땅에서 생일을 맞는 저의 가장 친근한 전우 동지인 송지명 동무의 생일을 맞으며”로 시작한 편지는 “건강하길 진정으로 바라며 생일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로 마무리됐다.
편지에 적힌 날짜는 이달 9일이다. 작성해놓고 전달하지 못한 편지이거나 편지의 초고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군은 병사의 여권에 기재된 이름이 ‘정경홍’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친구를 축하하기 위해 파티를 여는 대신 남의 땅에서 기관총을 들고 참호를 판다면 촛불 꽂힌 케이크가 우크라이나산 5.56구경 납탄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또한 “이건 공책의 일부가 해독된 것”이라며 “다른 부분의 번역이 진행 중이고 더 많은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약 1만1000여명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파병 북한군 대부분은 쿠르스크 지역에 투입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측은 북한군 일부가 전투에 투입되면서 이달부터 사상자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보고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GUR) 공보담당자인 예우린 헤린은 AFP 통신에 “북한 군인들의 참전은 상황에 주목할만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그다지 인원이 많지가 않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군 장병들이 현대전, 특히 드론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원시적이고, 솔직히 말하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가까운” 전술을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북한군이 이미 상황에 맞게 거동 양상을 바꾸고 있다는 점이 관찰됐다고 전했다. 같은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 역시 “최근의 실패는 러시아와 북한에 전략을 재평가하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며 “북한 병력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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