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매파적 인하’를 단행하며 급등한 달러 가치가 5거래일 연속 이어짐과 동시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며 장중 달러·원 환율이 출렁였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2시 30분 기준 약 1464.5원에 거래됐다. 이는 한 권한대행의 대국민담화가 시작된 오후 1시 30분쯤 1462원대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2.5원 오른 수치다.
이날 한 권한대행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할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했고, 곧바로 더불어민주당이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안을 즉시 발의하고 오는 27일 표결하겠다고 밝히자 환율도 출렁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이어 권한대행에 대한 추가 탄핵 이슈가 겹치며 국내 정치권 불확실성이 가중된 영향이다.
이날 달러·원환율은 종가 기준 전 거래일 1456.4원 대비 1.2원 내린 1455.2원에 출발했지만, 이내 상승세로 돌아서 오전 10시 20분쯤 1465.5원에 거래됐다. 이는 연중 최고치다.
앞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는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을 기존 4번에서 2번으로 줄이는 등 이전보다 높게 전망하면서 달러 가치가 급등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19~20일, 23~24일에 이어 이날까지 장중 달러·원 환율은 1450원을 넘는 등 강달러를 보였다. 5거래일 연속 장중 1450원을 넘은 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3월 11~13일, 16~17일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 24일에는 달러·원 환율이 장중 ‘1460.3원’을 기록하며 올해 첫 1460원을 넘기도 했다.
시장에선 권한대행에 대한 추가 탄핵 이슈와 국정협의체 출범 등 정치권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강달러 확산과 수입업체 결제 등 달러 실수요 매수세에 힘입어 1450원 후반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달러 강세에 아시아 통화의 상대적 약세를 야기해 원화도 이에 동조할 것으로 봤다. 달러·엔 환율도 157엔을 재돌파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추가 탄핵 이슈와 국정협의체 출범 등 여전히 정치권 잡음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며 “달러·원 환율도 1450원 이하로 진정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도 문제긴 하지만, 일본도 157엔을 재돌파하는 것을 보면 전방위 달러 강세가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듯하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금리 강세와 대내 정치적 혼란 여진 지속에 따라 상승 중”이라고 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달러 강세가 심화하며 아시아 주요 통화 약세와 함께 수입업체 결제 등 달러 실수요 매수세가 영향을 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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