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대국민담화를 내고 “지금은 국정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부는 국정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정부조직법 제26조에 따라 권한대행을 이어받았다. 최 권한대행은 전 부처에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내용의 긴급 지시를 시달하면서 권한대행으로서의 일정을 시작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담화에서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현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굳건한 안보, 흔들림 없는 경제, 안정된 치안 질서 등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의 담화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일정을 시작하면서 밝힌 첫 메시지다.
최 권한대행은 우선 공직자에게 “나라가 어려울수록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인 공직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한 치의 소홀함 없이 맡은 바 책임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국민들을 향해 “대한민국은 그간 크고 작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며 “나라가 다시 한 번 어려움에 처했지만, 국민 여러분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정부의 책임 있는 대응이 합쳐진다면 지금의 위기도 능히 이겨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국정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도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 권한대행은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대국민담화와 별도로 전 부처와 공직자에게 긴급 지시를 시달했다.
최 권한대행은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에게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에 추호의 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군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모든 위기 상황에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에게는 “북한이 국내 상황을 안보 취약 시기로 판단해 다양한 형태의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북한이 오판해 무모한 도발을 감행하지 못하도록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확고한 안보태세를 견지하라”고 했다.
또 최 권한대행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공고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일본과 중국 등 주요국과의 긴밀한 소통 채널을 유지하며 재외공관을 통해 우리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에 변함이 없고, 국가 간 교류·교역에도 전혀 지장이 없을 것임을 적극 알려야 한다”고 했다.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에게는 “혼란한 분위기를 틈타 범죄 행위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국민들이 안심하고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치안 질서를 확립함과 동시에 각종 재난·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전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재난대응체계를 철저히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들도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각급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협조를 요청하라”고 지시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에게는 “겨울철 비상진료대책, 설 연휴 응급의료 대책 등 비상진료체계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복지 사각지대가 없도록 취약계층 서비스 전달에 신경써 달라”고 지시했다.
앞서 이날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재석 192표 중 찬성 192표로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안 의결정족수를 대통령 기준인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200명)’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의결정족수를 다른 국무위원과 마찬가지로 ‘재적의원 과반 찬성(151명)’으로 판단하면서 가결이 이뤄졌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고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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