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3~27일 닷새간의 전원회의 일정을 소화하고 바로 다음 날인 28일 동해안 신포 양식사업소 준공식에 참석했다. 내년에도 ‘먹고사는’ 문제에 방점을 두겠다는 메시지를 부각하는 행보로 분석된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김 총비서가 지난 28일 신포시 바닷가 양식사업소 준공식 참석해 “불과 다섯 달 전만 해도 솔숲에 백사장뿐이였던 이곳에서 지방 변혁의 특색있는 창조물로 솟아난 신포시 바닷가 양식사업소의 준공을 선포하는 감격적인 시각을 맞이했다”라고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가 이곳 양식사업소를 방문한 것은 올해만 세 번째다. 지난 7월과 11월 이곳 건설 현장을 직접 점검하며 신포시 양식사업소 건설이 다른 양식사업소의 본보기가 될 수 있게 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지난달 방문 때만해도 신문은 “현재 총 공사량의 70% 단계에서 진척되고 있으며 100정보의 양식장을 조성하고 밥조개와 다시마 시범양식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는데, 한 달 사이 공사에 상당한 역량을 투입해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준공식에서 김 총비서는 “신포시처럼 인구수가 많은 데 비해 경지 면적이 제한된 시, 군일수록 지역의 자연부원과 경제지리적 특성에서 유리한 점을 옳게 찾아 쥐여야 하며 그에 철저히 의거하여 자력으로 살아 나가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또 이번 양식사업소 건설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또다시 시범적으로 다른 지역에 양식장 건설을 협의하고 책정할 것을 지시했다.
이어 김 총비서는 밥조개(가리비) 가공장, 초급동실, 종합지휘실, 제품견본실 등 사업소의 여러 곳을 돌아보고 관리운영 및 양식물 가공정형을 상세히 료해(파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사진에는 그가 직접 가리비를 만져가며 생산 과정을 지켜보는 장면을 담았다.
신포시는 과거부터 북한의 수산업 거점이었다. 어족이 풍부하고 어획량이 많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부터 잠수함 개발이 집중되면서 군사보안 등의 문제로 인해 도시 개발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경제적으로는 낙후된 도시가 됐다.
김 총비서가 ‘특별 지시’로 새 양식장을 건설하고, 특히 앞으로 개발될 바닷가 도시들의 ‘시범단위’가 되도록 도시를 재개발할 것을 지시한 것은 올해 북한이 대대적으로 지방발전 정책을 추진 중인 것과 연관이 있다. 신포를 다시 동해안의 경제 거점으로 되살려 신포 주변의 경제 상황도 활성화할 수 있는 구상인 셈이다.
특히 ‘물고기 사업’은 김 총비서가 집권 초부터 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위해 간부들을 다그쳐온 국가 중점 사업이기도 하다.
북한은 지난주 닷새간 열린 전원회의에서도 대외·대남, 국방 등 분야에서의 메시지보다는 경제 성과를 중점으로 다루며 내년 목표를 제시했다. 또 ‘집안 살림’을 총괄하는 내각 간부들도 러시아 관련 사업에 관여한 이들로 대거 물갈이하면서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2025년은 김 총비서가 지난 2021년 당 대회에서 제시한 ‘경제발전 5개년 계획’과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이 종료되는 해이자 북한이 중요시하는 정주년(5년 10년마다 꺾이는 해)인 당 창건 8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북한은 체제 우월성 선전을 위한 ‘내치’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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