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에 본부를 둔 국제위기그룹(ICG)이 선정한 올해 주목해야 할 10대 분쟁지 중 하나로 한반도가 포함됐다.
ICG는 1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년 주목해야 할 10대 분쟁’ 보고서에서 한반도(Korean Peninsula)를 꼽았다. 이곳에서 2023, 2024년 펴낸 같은 주제의 보고서에는 한반도가 포함되지 않았었다.
ICG는 2023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남한을 ‘적대 국가’로 규정하고 2024년 북한군 파병 등으로 러시아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가운데, 한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실패와 그로 인한 국회의 탄핵 결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변화가 있는 한반도는 2025년을 앞두고 긴장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며 “일련의 상황 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복귀는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를 단행하진 않겠지만,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더 많이 지불할 것을 요구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한국인들 사이에서 자체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미국이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에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면 김정은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면서 “러시아와의 관계, 서울의 격변, 트럼프의 엇갈린 신호에 자극을 받은 김정은이 어떤 형태로든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ICG는 이들은 “김정은이 자신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는 만큼 핵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오판에 따른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외에도 △시리아 △수단 △우크라이나와 유럽(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란 대 미국과 이스라엘 △아이티 △미국과 멕시코 △미얀마 △중국과 미국을 올해 눈여겨봐야 할 분쟁지로 꼽혔다.
ICG는 “각 분쟁의 근본적 뿌리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혼란을 야기하는 요인을 일반화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중국과 러시아, 어느 정도는 북한이 수십 년간 아시아와 유럽에서 미국의 힘을 바탕으로 유지됐던 질서에 도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세계는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준비가 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문제는 그것이 협상 테이블에서 이뤄질 것인지 아니면 전장에서 이뤄질 것인지에 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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