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한 가운데 2일 늦은 밤까지 한남동 관저 인근에서 강성 지지층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전날 이들에게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메시지를 낸 데 이어 12·3 비상계엄 사태 ‘2인자’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까지 윤 대통령 체포를 막아달라는 취지의 옥중 서신을 띄우자 결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장관의 변호인인 이하상·유승수 변호사는 이날 오후 9시 33분경 보수 집회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김 전 장관의 옥중 편지를 대독했다. 김 전 장관은 이 서신에서 “대통령은 하루 24시간을 오직 국가와 국민 민생만을 생각하시는 분”이라며 “자유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대통령을 꼭 지켜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지지자들에게 체포를 막아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신은 지난달 29일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관저 인근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진행 중인 지지자들에게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 “우리 더 힘을 냅시다” 등의 내용이 담긴 편지를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지지층을 ‘애국시민’으로 표현하며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께서 애쓰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애국시민’은 보수 집회에서 주로 사용하는 단어다. 김 전 장관의 서신에도 ‘애국시민’ 표현이 여섯 차례나 사용됐다.
공수처는 이르면 3일 오전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영장 집행 시한은 6일이다. 집회 측은 이날 공지를 통해 “내일(3일) 오전 7시 공수처가 관저에 온다고 한다. (윤 대통령 체포를) 막기 위해 모여야 한다”며 결집을 촉구했다. 보수 지지층이 윤 대통령 관저 인근으로 대거 모이면서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공수처·경찰과 보수 지지자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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