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관저 200m 앞에 경호처 200명이 스크럼…일부 총기 소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3일 20시 47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3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한 가운데 서울 용산구 관저 앞에 경호처 직원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2025.01.03 뉴시스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약 5시간 30분 만에 중단한 이유로 ‘안전 문제’를 꼽았다. 공수처와 대통령경호처 측 수백 명의 인원이 한데 모여 있었던 데다, 당시 체포조의 진입을 막은 일부 경호처 인원은 총기까지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물리적 충돌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3일 공수처 관계자는 경기 과천시 공수처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체포 인원이 영장 집행을 그만둔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150명 규모의 공수처와 경찰의 공조수사본부(공조본) 수사팀은 대통령 관저가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공관촌에 오전 8시 2분경 진입을 시작해 두 차례에 걸친 저지선을 뚫고 올라가 관저 앞 200m까지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몸싸움이 생겼지만 큰 부상자가 나오진 않았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들이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버스에 막혀 있다. 2025.1.3 뉴스1
하지만 버스와 승용차, 경호처 측 200여 명이 대통령 관저 앞에서 마지막 방어선을 구축하면서 수사팀은 더 이상 진입하지 못했다. 200여 명은 스크럼을 짜고 수사팀의 진입을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장소에는 스크럼을 짠 인원 외에는 개인 화기를 소지한 인원들도 곳곳에 포진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에서는 검사 3명만 이곳을 지나 마지막 저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사 들과 체포영장 집행에 관해 협의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많은 수의 인원이 한 곳에 결집해 있어 혹시 모를 부상자 우려가 있어 집행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평시 대통령 경호처의 지휘를 따라 관저 외곽 경비를 맡는 서울경찰청 202경비단은 별도 마찰 없이 체포조의 최초 진입을 허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진입에서 ‘1차 저지선’으로 꼽히는 공관촌 정문 외곽은 202경비단이 맡고 있다. 경찰에선 “영장 집행을 막을 순 없다”는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대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부장검사 등 공수처 수사관들이 3일 오전 8시 30분 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검문소에 진입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 중이다. 2024.1.3 뉴스1
관저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경호처 측이 55경비단 등 군 병력을 동원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수십 명 수준의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55경비단 병력이 동원됐다는 것이다. 이중엔 일반 병사도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경호처는 “평시에는 해당 병사들이 근무하고 있으나, 공수처가 도착하면 대치가 격화될 것을 대비해 경호처 직원들로 교체하였고, 병사들은 후방 근무로 전환했다”고 반박했다. 군 관계자 역시 “55경비단 등 군 병력이 공수처의 관저 진입 과정에서 공수처 관계자들과 만난 건 맞지만 ‘대치’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군은 체포영장 집행에 대비해 관저 외곽 경계 병력 수를 늘리지 않았고, 소총 등 기존에 소지한 총기류 외엔 무기를 보강하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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