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2주를 앞두고 극초음속으로 추정되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나섰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둔 ‘대미 기선 제압용’ 도발이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는 6일 “우리 군은 오늘 12시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라며 “북한의 미사일은 1100여㎞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북한이 2021년 이후 개발에 박차를 가해온 고체연료 추진체계(엔진)를 적용한 극초음속 IRBM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해 1월과 4월에도 고체연료 추진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는데, 이를 다시 테스트했거나, 일부 성능을 개량한 형태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해 11월 5일 이후 2개월 만이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처음인데, 북한은 지난해 11월 6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후 탄도미사일 발사는 자제했다.
그러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에서 미국을 향해 “미국은 반공을 변함없는 국시로 삼고 있는 가장 반동적인 국가적 실체”라며, ‘최강경 대응 전략’을 천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14일 전이라는 점에서 ‘대미 기선 제압용’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당 전원회의에서 밝힌 ‘최강경 대응 전략’이 빈말이 아님을 과시하는 의도가 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본격 시험대에 올리기 위한 행보를 개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신들의 도발을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지 ‘리트머스 시험지’를 대보겠다는 것이다.
그간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시작하기 전 미국에 ‘군사적 압박’을 나섰던 전례가 있다. 직접 협상에 나서게 될 경우 핵 군축이나 제재 완화 등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요구하기 위해 그 전에 안보 불안감을 최절정 높이면서 자신들의 몸값도 함께 올리기 위함이었다.
따라서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 출범(20일) 전후에 강도 높은 도발을 이어가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의지’를 확인하려 들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난해 12월에 진행된 ‘연말 전원회의’에서 국방력 강화 지속 방침을 밝힌 뒤 이뤄진 첫 군사 도발이라는 점에서 국방력 강화 정책 이행 차원의 ‘예정된 일정’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가 지난 2021년 8차 당 대회에서 수립한 국방 발전 5개년 계획을 마무리하는 해인 만큼 연초부터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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