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한 가운데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8일 관저 경내에서 포착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윤 대통령이 용산 한남동 관저를 떠나 다른 장소로 도피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를 반박이라도 하듯 건물 밖으로 나와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남성은 이날 오후 경호처 직원으로 보이는 이들과 함께 관저 경내를 둘러봤다. 남성은 직원들에게 무언가를 지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이 머문 곳은 고위공직자수사처가 1차 영장 집행 당시 대통령경호처 방어에 막힌 ‘3차 저지선’ 부근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윤 대통령 추정 남성이 관저 방향으로 돌아갈 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이 남성이 실제 윤 대통령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걸음걸이나 체격 등으로 미뤄 짐작했을 때 윤 대통령과 비슷하다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걸음걸이 제스처가 딱 윤석열”이라며 “도주설을 불식시키고 ‘나는 건재하다’ 등 동요하는 경호처 내부직원을 다잡기 위한 철저히 계산된 행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전날부터 ‘윤 대통령 도피설’을 제기했다. 전현희 의원은 이날 오전 “윤석열이 이미 관저에서 도주했다는 제보들이 있다. 사실이라면 참으로 추하고 비겁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박범계 의원이 ‘(윤 대통령이) 숨거나 도주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가’라고 거듭 묻자 “맞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같은 도피설을 강하게 반박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인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어제 저녁에 대통령을 만나 뵙고 왔다”며 “있을 수 없는 거짓 선동”이라고 말했다. 간담회 도중 윤 대통령 추정 인물을 휴대전화로 직접 확인한 윤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맞냐’는 물음에 “화면이 작고 흐려서 식별하지 못 하겠다”고만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추정 인물 영상을 촬영한 언론사를 군사기지·군사시설 보호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하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에서 “관저 일대는 현직 대통령이자 국가 원수가 거주하는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국가의 안보와 직결되는 보안시설”이라며 “무단으로 촬영 시 관련 법령에 의거해 처벌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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