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中, 트럼프 2기앞 관계개선 물밑 시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10일 03시 00분


[트럼프 취임 D-10]
트럼프-김정은 핵 직거래 전망속… 정부소식통 “양측 관계개선 필요 느껴
향후 정상회담 가능성도 배제 못해”
올 첫 NSC 상임위서 北도발 등 논의

북한과 중국 당국이 최근 물밑에서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동향을 정보당국이 포착해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일(현지 시간)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시 직거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북-러 밀착과 반대로 관계가 급속도로 경색된 북-중이 각자의 셈법에 따라 서서히 관계 변화에 시동을 걸고 있는 것.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이후 북-미·북-중 관계 등 동북아시아 정세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당국은 정보자산을 통해 북한과 중국이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여러 첩보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한반도 정세 격변이 예상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양측 모두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비공개 대면 접촉을 포함해 정상회담 등 고위급 교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정부 안팎에선 트럼프 2기 출범으로 격화될 미중 갈등에 대응하고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중국과 북-중 관계를 ‘레버리지(지렛대)’로 미국과 협상에 나서려는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 양국이 ‘혈맹(血盟)’ 관계를 복원하는 등 급속도로 밀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과 중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에도 관계 개선에 나선 바 있다. 김 위원장 체제 출범과 중국의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동참으로 한때 북-중 관계가 “최악으로 악화됐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2018년 북-미 비핵화 협상이 시작되자 김 위원장이 다섯 차례에 걸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는 등 관계가 급반전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미 북한과의 협상을 담당할 특별임무대사에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일 미국대사를 지명하면서 2기 행정부 출범 후 북한과의 직접 대화 의지를 드러낸 상황이다. 정부 소식통은 “중국은 북-미 대화가 재개될 경우 한반도 문제에 있어 주변으로 밀려나는 것을 굉장히 우려한다”고 했다.

북한이 참전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트럼프 당선인 공언대로 종전 분위기에 접어들 가능성도 북한과 중국이 양국 관계 개선에 나설 유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식량 등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대외무역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다만 당국은 “계속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며 표면적으로 북-중 간 이상기류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새해 연하장 전문을 보도한 것과 달리 시 주석의 연하장을 타 국가와 묶어 짧게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9일 정부는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올해 첫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선 6일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준비 동향 등을 포함한 올해 한반도 정세 전망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앞으로는 매주 정례적인 방식보단 처리할 안건이 있거나 북한 도발 상황 등 계기가 있을 때 상임위가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6일 북한의 IRBM 발사 당시 안보실은 인성환 2차장 주재로 안보상황점검회의만 진행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북-미#북-중#한반도 문제#레버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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