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 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에서 윤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이 불법이라고 밝힌 데 대해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어 “대통령께서도 자신의 결정에 대해서 법적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12월 27일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후 처음이다.
● 한덕수 “비상계엄은 정상 아니었다”
한 총리는 이날 대통령비서실과 기획재정부 등 10개 기관의 보고에 기관 증인으로 출석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출석했다. 한 총리는 직무정지 상태지만 국회의 기관 증인 채택을 존중해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조특위는 독감에 걸린 한 총리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오후 3시경 이석을 허용했다.
한 총리는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비상계엄이 위헌 위법이냐. 아니냐’는 질의에 “사법 당국에서 적절한 절차를 통해 판단하리라 생각하지만 저희는 잘못됐다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한 총리는 “충분히 막지 못한 데 대해 항상 송구스럽다”며 “저희로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안타깝고 국민들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에 민 의원은 “국민께서 과연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할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민홍철 의원이 한 총리에게 “계엄이 잘못됐다는 말이 헌법에 위반되고 계엄법에 위반한다는 말이냐”고 묻자 한 총리는 “절차상의 흠결이라든지 실체적 흠결이라든지 이런 것들로 봤을 때는 그것(비상계엄)은 정상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모든 장관들이 다 (계엄에) 반대했고 저도 반대했다”고도 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기획재정부는 기관보고에서 “비상계엄은 헌법·법률에 비춰볼 때 잘못된 결정”이라며 “당시 최 권한대행은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회의장에서 가장 먼저 나왔고 출석 서명 요청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날 출석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비상계엄이 잘못됐느냐’는 질문에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원장은 윤 대통령이 계엄 예비비 마련 등을 지시한 쪽지를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야당은 조태용 국정원장을 상대로 2023년 12월과 지난해 3월 말, 4월 초 윤 대통령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저녁식사를 하며 비상대권 언급, 계엄 사전모의 여부 등도 따져 물었다. 이에 조 원장은 “만찬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비상대권이라는 말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 與 특검안 발의 미루자 野 “야당안 본회의 처리” 압박
윤 대통령이 이날 체포되면서 자체적인 비상계엄 특검법을 발의하기로 했던 국민의힘은 법안 발의를 미뤘다. 여당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내일 의원총회를 열어 비상계엄 특검법 당론 발의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 체포에 반발해 친윤(친윤석열)를 중심으로 “특검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은 “여당이 즉각 자체 특검안을 발의하지 않으면 야당 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압박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당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특검법 처리를 미룰 생각이 추호도 없다”면서 “진정성과 의지가 손톱만큼이라도 있다면 즉시 특검법안을 발의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자체 특검법을 발의할 경우 즉각 협상에 임하겠다는 계획이다. 16일 본회의를 특검 처리 시한으로 밝혔지만, 여야 합의를 촉구한 우원식 국회의장의 요청에 따라 17일로 하루 늦추는 방안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당이 대표 독소조항으로 꼽은 ‘외환죄 삭제’에 대해서도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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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5 18:21:44
윤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제일 괘씸하게 생각하는 인물은 한동훈 씨 일것이다. 누가 봐도 동정과 용서 받지 못할 사람이다. 그리고 이준석 과 안철수 유승민 씨가 아닌가 싶네요,
2025-01-15 20:08:35
도대체 헌재는 무얼하고 있는가? 한덕수 탄핵판결은 왜 질질 끄는지... 줏대도 없이 힘의 향배를 저울질하고 있겠지.
2025-01-15 18:05:22
이제는 이런 기사 말고 우리나라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