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尹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며 계엄 전 국무위원 등 6명 직접 소집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11일 11시 35분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 심판 6차 변론기일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2.6. 헌법재판소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 심판 6차 변론기일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2.6. 헌법재판소 제공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위원 등 6명에게 오후 8시경 각각 직접 연락해 대통령 집무실로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윤 대통령이 애초에 국무회의 정족수에 미달한 인원만 불러 계엄 선포를 알리려 한 만큼 당일 열렸던 국무회의는 ‘하자있는 국무 회의’라고 판단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이 열린 11일 헌법재판소에서도 계엄 당일 국무회의의 적법성을 두고 공방이 진행 중이다.

1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계엄 당일 윤 대통령은 국무위원 등 6명에게 직접 연락해 대통령실로 오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6명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으로 전해졌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우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전 장관의 연락을 받고 오후 9시 이전 대통령실에 도착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조 장관에게는 “사모님에게도 말하지 말고 오라”, 다른 국무위원에게도 “아무한테도 이야기하지 말고 오라”고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들 7명을 모은 자리에서 비상계엄을 통보했다. 이에 한 국무총리가 “이렇게 하면 안 된다”, “반대 의견도 들어야한다”며 나머지 국무위원들을 부속실을 통해 불렀고, 국무위원 4명이 뒤늦게 오면서 오후 10시 17분경에야 정족수를 채울 수 있는 11명이 모였다.

뒤늦게 도착한 국무위원들에게 “나는 간다”는 말을 남기고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은, 선포 뒤 다시 돌아와 한 총리에게는 “내가 가야 할 행사를 대신 가달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는 “농수산물 물가 철저히 관리해달라”,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는 “미국과의 관계 좀 잘 챙겨달라”고 각각 지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편 이날 헌재 변론기일에는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 백종욱 국정원 3차장도 증인으로 채택되며 부정선거 의혹 공방도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 선포 이유 중 하나로 부정선거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백 차장은 국정원에서 대통령에게 부정선거 의혹 관련 보고서를 올린 인물로 알려져있다.

백 차장은 대통령에게 올리는 보고서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선관위 PC의 전수조사는 하지 못했지만 5%를 조사한 결과, 해킹은 선관위 직원 개인의 일탈 및 보안규정 위반으로 보인다”, “외부망은 차단되어있지만 그럼에도 USB를 꽂으면 밖에서 연결은 된다”는 취지의 보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대통령#비상계엄#국무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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