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 2025.02.13 (사진공동취재단) 뉴시스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을 해임한 이유와 관련해 “자세히 말씀 어렵지만 야권과 관련한 정치적 중립 문제가 심각했다”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계엄 선포 직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이 기회에 싹 다 잡아들이라”는 지시를 들었다고 말해온 인물이다.
윤 대통령은 계엄 당일 오후 10시 53분 홍 전 차장과의 통화와 관련해 “제가 1차장인 홍장원에게 전화할 아무 이유가 없는데 ‘원장이 국내에 있느냐’, ‘해외 출장 중인가’에 대한 오해 때문에 전화가 부득이하게 돼 이렇게 시끄러워진 것 같다”며 “그 점에 대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반주 즐기는 편이라 (목소리를 들어보니 홍 전 차장이) 술 마셨다”며 “원장이 부재 중인데 이 친구가 벌써 사람들을 만나서 (술을 마셨구나) 이게 온당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은 “국정원장이 홍장원에 대한 해임 건의를 제게 처음 한 게 (지난해) 12월 5일경이라고 했는데, 저는 12월 4일 밤이라고 분명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한 사실은 벌써 몇 달 전부터 (홍 전 차장이) 정치적 중립 문제와 관련해 원장의 신임을 많이 잃은 상태였던 걸 알 수 있었다”며 “그래서 (제가) 원장에게 한 소리 했다. ‘아니 주례 보고 하는데 1차장이 이렇게 원장의 신뢰를 잃은 상황이면 이만큼 중요한 정보가 어딨느냐’, ‘왜 미리 보고 안 하셨느냐’고 하니까 (원장이) ‘관찰하다 보니 늦었습니다’라고 하면서 여러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즉시 ‘원장님이 쓰는 사람인데, 원장님이 그렇게 신뢰를 못 하겠다고 하면 인사 조치를 하십시오’, ‘후임자 누가 좋을지 생각해서 말해 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홍장원에게 전화한 건 (비상계엄 선포 전 통화에서 홍 전 차장에게) 전화하겠다는 얘기도 했고, 생각해 보니 해외 출장 때 해외 담당 파트가 경호 정보에 대해 협조하니 격려 전화를 하겠다고 해서 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원장이 얘기했지만 김규현 국정원장 때부터 국정원이 유관정보기관인 방첩사(국군방첩사령부)를 지원하란 얘기를 수도 없이 해왔다”며 홍 전 차장에게 ‘방첩사를 도우라’고 한 건 “계엄과 관계없는 얘기”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