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이 13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 등 주요인사 체포나 국회 봉쇄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상계엄 해제 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의원을 출입시켜 줘서 비상계엄이 조기에 빨리 잘 끝난 것 같다’는 통화를 받았다고도 증언했다.
● 金 “尹, 국회 차단-의원 체포 지시 없어”
김 전 청장은 이날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대통령 측이 “대통령이 조지호 경찰청장이나 증인에게 주요 인사 체포를 지시한 적 있느냐”라고 묻자 “없다”고 답했다.
김 전 청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직전 삼청동 안가에서 윤 대통령, 조 청장과 회동에 대해 “10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당시 대통령이 두 사람에게 방첩사를 언급하거나 지원하라고 한 사실이 있느냐’라는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질문에는 “전혀 들은 바 없다”고 답변했다.
김 전 청장은 이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국회 봉쇄 지원 등을 요청받았냐’는 물음에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 측이 ‘대통령은 직접 국회 출입을 차단하라는 말을 안 했고 증인이나 조 청장이 질서 유지 차원에서 통제하게 된 것이냐’라고 묻자 김 전 청장은 “네”라고 답했다.
김 전 장관과의 통화 관련해서는 국회 측 대리인이 “(지난해 12월) 3일 저녁 9시에 김 전 장관이 비화폰으로 전화했고 그때 처음 통화를 했느냐”고 묻자 “네, 처음 통화했다”고 답했다.
이어 “김 전 장관이 그 무렵부터 비상계엄 선포문과 포고령을 준비하고 특전사 사령관들에게 출동 병력 지시를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비상계엄 얘기를 한 적이 없느냐”늘 질문에는 “전혀 그런 말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과의 통화 내용 관련 질문에 김 전 청장은 “서울경찰청장에 부임해 열심히 했다는 대통령의 칭찬이 있었다고 했다”면서 “국방부 장관 전화가 와서 저도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긴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청장은 국회 통제에 대해 “비상계엄이 현실화됐으니, 일시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계엄군도 국회 쪽으로 출동한다고 하니 우발사태, 안전사고, 군과 시민 간 충돌 방지 차원에서 안전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청장은 국회 장악을 시도하거나 장악 지시를 받은 적 있느냐는 물음에도 “대통령으로부터 구체적 지시가 없었고 국회를 1차 차단할 때는 질서 유지 차원에서 (했다). 그게 잘못된 조치인 걸 알고 바로 해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차 통제 이후 국회의원과 출입기자 등의 국회 선별 출입을 허용하다가 다시 2차 통제를 하게 된 경위에 대해선 “오후 11시37분 가까이 돼서 상급청인 본청에서부터 계엄 관련해 포고령이 하달됐다”며 “국회 전면 차단이 필요하다는 지시에 따라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2차 통제를 조 청장이 지시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 “尹이 ‘의원 출입시켜 줘 계엄 빨리 끝나’ 전화”
김 전 청장은 윤 대통령 측 대리인이 “(지난해) 12월 4일 대통령으로부터 격려 전화를 받았느냐”고 묻자 “4일 오후에 (전화를) 받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이 상황이 빨리 잘 정리됐다. 수고했다고 격려한 것 맞느냐”는 질문에 “‘김 청장이 중간에 의원을 출입시켜 줘서 조기에 빨리 잘 끝난 것 같다’ 그런 말씀을 하신 거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통화에서 대통령의 목소리, 뉘앙스에서 나무라거나 탓하는 분위기였느냐”는 질문에는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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