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통일부 기자실을 지키며 ‘남북회담 현장의 산증인’으로 불린 허희옥 전 통일부 기자실장이 17일 별세했다. 향년 59세.
허 전 실장은 1986년 국토통일원 시절 입부해 38년을 통일부에서 일했고, 그중 만 25년을 기자실장으로 근무하며 통일부 출입 기자들의 취재 활동을 지원했다. 2006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200여 회에 이르는 남북대화·행사 운영에 참여했다. 남북회담본부부터 판문점, 평양, 개성, 금강산까지 남과 북을 오가며 진행된 남북 대화의 현장에는 항상 허 전 실장이 있었다.
허 전 실장의 업무 능력은 남북회담에 참여한 북측 인사들도 인정할 정도였다. 2018년 평양에서 열린 ‘평양 민족통일대회’ 행사 때는 북측 기자들도 허 전 실장을 찾았다고 한다. 당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었던 리선권 전 통일전선부장은 허 전 실장에게 ‘일 잘하는 기자실장 선생’이라고 칭해 화제가 됐다.
허 전 실장은 재직기간 대통령 표창 1회, 국무총리 표창 1회, 장관급 표창 5회 등 정책 소통과 여성 공무원 권익 향상 등 공로로 포상을 받았다. 업무 외에도 사적으로 탈북민을 돕고 기부한 선행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2012년 암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몇 해 전 다시 암이 재발하면서 투병 중에도 기자실을 지켜왔으나 지난해 4월 사직한 뒤 요양에 전념했다.
유족으로는 남편 송승헌 씨와 아들 송은혁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의료원장례식장, 발인은 19일 오전 8시 30분. 02-2276-7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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