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 “조기 대선 생각 안해…이젠 합작 리더십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27일 16시 58분


박형준 부산시장 24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미래자유연대 창립세미나에 참가해 발언하고 있다. 박 부산시장은 ‘대한민국 재건을 위한 명령’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2019년 ‘탄핵의 강’을 간신히 건넜는데 보수에 또 위기가 찾아왔다. 혁신균형 발전과 합작 리더십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자유연대 창립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하며 보수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래자유연대는 자유대한민국의 위기를 극복하고 2030 세대의 성장과 세대 간 통합을 목표로 만들어진 우파 정치 플랫폼이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과 이상규 당협위원장, 권신일 에델만 전 EGA 대표, 송보희 한국청년정책학회장, 허진 충남대 교수연구원 등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 재건을 위한 명령’ 주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혁신통합위원장을 맡았는데 보수 진영 내에서의 반목을 극복하는 게 굉장히 어렵더라”며 “보수가 재건하려면 성찰도 필요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기준점을 갖아야 하느냐 스스로 고민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글로벌 연대와 혁신, 균형발전, 합작 등을 키워드로 한 리더십 발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한국이 현재 미·중 패권전쟁 속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위치에 있는데,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균형자 역할, 양다리 걸치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확실하게 한미동맹의 전통 뒤에 서서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며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박 시장은 당 개혁과 관련해선 “국민의힘은 강남권 정당이 돼 있고, 민주당은 수도권 정당으로 변질됐다”며 “대한민국 엘리트 80%가 강남에 살거나 교육, 직장 등으로 서울에 갇혀 수도권 감각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운동장을 넓게 못 쓰니 대한민국 거점이 서울밖에 없는 것이고 성장은 막히고 저출생도 심화하는 것”이라며 “떡을 나눠준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떡고물을 (각 지역이) 만들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보수 내 분열을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박 시장은 “좌파 사회주의는 연대의 꼬리로 포괄적인 힘을 만들어 권력을 잡는데, 보수나 국민의힘은 조금만 감정이 틀어지면 욕하고 배제하고 반목하는 분열의 선을 만든다”면서 “우리가 자유민주공화 정신으로 포용하고 인내하는 관용의 정치를 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새로운 미래를 재건해야 한다고 할 때 어떤 리더십으로 가야 하느냐, ‘합작 리더십’ ‘팀플레이’ ‘포용 정치’로 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외교, 성장 정책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 대표가 지난해 총선 당시 “중국에도 셰셰(謝謝·고맙다), 대만에도 셰셰”라고 발언하며 ‘실용 외교주의’를 주장한 데 대해 “미국에는 ‘땡큐’하고 중국에 ‘셰셰’하는 전략으론 살아남을 수 없다. 미국에 경시 받고 중국에 조롱당하는 샌드위치 신세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이달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인공지능(AI)을 강조한 부분에 대해선 “AI 리더십이 중요하다면서 주 4일제를 붙여놨다”며 “AI 발전에 걸림돌은 각종 규제를 만든 국회”라고 비판했다.

박 시장이 국회에서 강연에 나선 것은 2021년 부산시장이 된 이후 처음이다. 박 시장은 이날 저서 ‘대한민국 재건을 위한 명령’도 소개했다. 박 시장은 강연 이후 ‘대선 주자로 참여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금으로서는 그런 생각을 하고 움직이는 건 없다”면서도 “앞으로 탄핵 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그 다음 누가 권력을 운영하든 간에 새 권력 창출되든 안 되든 간에 이제는 이런 합작 리더십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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