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미국 핵항공모함 칼빈슨함의 한반도 전개를 겨냥해 “전략적 수준의 위혁(힘으로 으르고 협박함)적 행동을 증대시키는 선택안을 심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무성 당국자가 아닌 김여정이 직접 대미 경고 메시지를 낸 건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처음이다.
김여정은 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이 북한을 향해 “안전상 우려를 무시하고 정세를 악화시키는 도발적인 행위들을 상습적으로 감행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여정은 미 전략자산 전개뿐만 아니라 이달 중 실시될 한미일 해상훈련과 한미 연합연습을 통해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이 고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여정은 “미국이 추구하고 있는 행동을 동반한 대조선적대시정책은 우리의 핵전쟁 억제력의 무한대한 강화의 명분을 충분히 제공해 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가만히 앉아 정세를 논평하는 데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계속해 군사적 힘의 시위 행위에서 기록을 갱신해 나간다면 우리도 마땅히 전략적 억제력 행사에서 기록을 갱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이날 “연합연습을 앞두고 확장억제 공약 이행을 위한 미 전략자산 전개, 한미 연합훈련 등을 비난한 것은 핵미사일 개발을 정당화하고 도발 명분을 쌓으려는 궤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 영변 원자로가 60일간 가동 중단 후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다시 재가동됐다고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3일(현지 시간) 이사회 성명을 통해 “이번 가동 중단 기간은 원자로에 핵연료를 재장전하고 일곱 번째 운영 주기를 시작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며 “방사화학 실험실에 증기 시설이 가동되는 등 새로운 재처리 작업을 준비하는 강력한 징후들도 포착됐다”고 했다. 그로시 총장은 이날 올해 1월 김 위원장이 방문한 핵시설이 ‘영변 핵단지’라고 언급하며 “사진에 나타난 기반 시설이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의 원심분리기 배치와 공장 내 구조와 일치한다”며 “북한 핵 프로그램의 지속적 발전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