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시인과 읽는 서정주, 서정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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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수성에 있다. 나는 갓난아이의 모습이다. 뜨거운 해가 떠오르고 진다. 나는 자란다. 금성을 지나 지구에 다다르자 소년이 되었다. 한 소녀를 만난다. 달빛 아래.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 같다. 겨울, 그녀가 떠났다. 나도 떠난다. 타오르는 듯한 화성,…
스마트폰에 혼을 뺏긴 듯 눈도 깜빡이지 않는 아이를 둔 부모라면 눈여겨볼 책이다. ‘디지털 세계는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병들게 하는가’라는 부제를 단 신간은 디지털 기기가 1996년 이후 태어난 Z세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파헤친다. 미국 퓨연구센터가 2022년 발표한 보고…
“요즘 부모들은 아이가 겨우 말을 가리면 글을 가르치며, 사모하는 것은 과거 급제요 바라는 것은 부귀입니다. 학문하는 도리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으면 떼 지어 웃고 헐뜯습니다.” 조기교육, 선행학습 등 현대 사회의 사교육 세태를 떠올리게 하는 이 글은 16세기 조선 시대 인종에게 과도…
“인간에게서 앗아갈 수 없는 것이 딱 하나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자유, 자신이 나아갈 길을 선택할 자유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에 갇혔다가 극적으로 살아난 빅터 프랭클 박사가 회고록(‘죽음의 수용소에서’)에 쓴 말이다. 가족을 잃고 자신마…
● 만일 내가 그때 내 말을 들어줬더라면(나종호 지음·다산북스)=정신의학과 교수인 저자가 젊은 시절 정신 질환을 앓았던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는 에세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현대인들에게 ‘이제 자책을 그만두자’란 위로 섞인 메시지가 인상적이다. 1만8000원.● 저속노화 식사법(정희원 …
1945년 8월 8일 수요일. 미국 전쟁부 장관 헨리 스팀슨은 새벽부터 심장 발작을 겪었다. 그러나 그는 이날 기어코 해리 트루먼 대통령을 만났다. 역사를 바꾼 군사작전을 보고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손에 황량한 잿빛으로 변해버린 일본 히로시마 사진을 쥐고 있었다. 핵무기로 인해 파괴된…
2010년 발표된 곡 ‘좋은 날’은 한국 가요의 흥행 공식을 벗어난 노래다. 보통 한국 가요는 ‘벌스’(후렴으로 가기 전 전개 단계)에서 가수의 가창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이 노래 벌스에선 악기 소리도 강하게 들린다. 반주도 주인공인 셈이다. 곡의 절정 부분도 한국 음악의 특성이 아…
성장기가 끝난 뒤 엉뚱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머리카락 성장 세포를 다리에 넣으면 원하는 만큼 키가 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머리카락은 죽을 때까지 자라니, 만약 이런 과학 기술이 개발된다면 인류는 더 이상 키 때문에 고민하지 않아도 될 텐데. 아쉽게도 머리카락 성장 세포를…
필자는 사이버대학 환경안전공학과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다. 가끔 공공기관에 가서 기초적인 환경 소양 세미나를 하게 될 때가 있다. 근래에 재미난 경험을 했다. “요즘 저희 기관장님이 양자이론에 관심이 많은데, 과학 전공자로서 설명 좀 해달라”는 경우를 여러 차례 만난 것이다. 대체 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