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두려운 일이다. 정말 등골이 서늘해지는, 등에서 식은땀이 나는 그런 정도의 두려움이라고 생각한다.” 2018년 6월 18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는 들뜬 분위기였다. 얼마 전 끝난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두자 청와대 참모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입장하는 순간까지 …
“방법이 왜 없나?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비례용 정당을 만들면 되는 거지.” 지난달 초 청와대 참모 A는 농담처럼 이렇게 말했다.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 이 말이 진짜 현실이 될 거라고는. 4·15총선에서 지역구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인 1월 16일이 임박해 비…
“농부는 보릿고개에도 씨앗은 베고 잔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하루 505명으로 처음으로 중국(433명)을 넘어선 지난달 27일.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 업무보고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 마스크 대란, 병…
지난달 설 연휴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는 딱 한 번 나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국무회의에서 “설 연휴, 국내외로 이동이 많은 시기인 만큼 특별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이 내용은 청와대 서면 브리핑 가장 마지막에 …
‘해납백천(海納百川·바다는 모든 강물을 받아들인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16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올해의 사자성어를 꼽아 달라는 요청에 이같이 말했다. “널리 인재를 구하고 상대방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풀이와 함께 “바다 같은 정부”가 되겠다는 각오도 내놨다. 총선 …
연말 이런저런 자리에서 청와대 사람들을 만나면 “올해 참 힘들었다”고 입을 모은다. 국정을 책임지는 청와대 근무가 언제 편한 때가 있었을까 싶지만, 2019년 세밑 청와대 참모들의 표정은 앞선 두 번의 연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둡다. 그 이유를 문재인 정부 출범 때부터 계속 …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4일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下命) 수사 의혹 제보자를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숨긴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이같이 말했다. 국정농단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고 있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순수함을 믿어 …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맡고 있던 2015년 11월 어느 날의 일이다. 퇴근 무렵,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대표 비서실로 들어섰다. 당시 양 원장은 별다른 직책이 없었지만 문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2016년 총선과 차기 대선 준비 기초 작업을 맡고 …
25일 오후 5시. 청와대 앞에서 벌어진 정부 규탄 시위대의 구호가 마이크를 타고 녹지원을 울리고 있었다. 하지만 출입기자단 초청행사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의 표정은 모처럼 밝았다. 테이블을 오가며 맥주로 건배를 나눈 문 대통령은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을 가리키며 “내가 이렇게 많이 …
“법무부 문민화와 검찰 독립성·중립성 강화, 인권·교정·출입국 등 대국민 법무서비스 혁신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 청사진을 책임지고 추진할 적임자.”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설명이 아니다. 2017년 6월, 청와대가 발표한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의 발탁 이유다. 약 일주일 뒤, …
“윤석열의 머릿속엔 냉장고가 있다. 때가 되면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혐의도 언제든 꺼낼 수 있도록 냉장고에 집어넣고 숙성시키고 있을 것이다.” 지난해 초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윤 총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적폐 청산의 선두에서 서슬 퍼런 칼을 휘두르던…
“잠시만요. 여기서부터는 (방송) 카메라 좀 꺼 주시면….”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6월 1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장관 인선 발표를 마친 박수현 당시 대변인은 단상에서 내려와 기자들에게 이같이 요청했다. 방송 카메라가 철수하자 박 대변인은 준비된 말을 이어갔다. “조…
북한이 두 발의 단거리 발사체를 동해로 쏜 2일. 청와대는 긴급 안보 장관회의를 열었다. 북한의 도발에 청와대가 새벽 회의를 열며 긴박하게 움직인 것은 북한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2017년 11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처음. 청와대는 회의 직후엔 북한에 …
지난해 12월 말 야당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 비위 의혹 등을 따져 묻겠다며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을 요구했다. 대신 청와대는 이른바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의 처리를 원하던 시점이었다. 청와대는 두 안건을 맞바꾸기로 하고 조 수석의 …
2005년 8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예고 없이 청와대 춘추관을 찾았다. 김대중 정부 시절 이뤄진 국가정보원의 불법 도청 파문 수사를 두고 ‘DJ 죽이기’ 의혹이 불거지자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것. 노 전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터져 나온 진실을 덮을 수는 없다”며 “다이너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