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몽골의 관계를 생각할 때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이 떠오른다. 두 나라는 13세기 고려와 몽골의 인연으로 관계를 맺어 오다 15세기 이후 700여 년간 단절됐다. 그러다 1990년 수교를 통해 다시 경제, 사회 전반에서 폭넓은 교류를 하는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10여 년 전 일이다. 고향인 전남 순천에서 급보가 왔다. 순천에서 이른바 ‘조직’을 나름대로 큰 규모로 이끌어 온 고향 형님이 지병인 암으로 사망했다는 전갈이었다. 나는 친구들의 부탁으로 이 형님에게 수술을 잘하는 병원을 소개해 준 인연이 있었다. 장례식장에 갔더니 검은 양복을 입은…
1960년대 후반 방한했을 때 한국은 낙후돼 있었다. 전국 대부분이 비포장도로였다. 서울에서도 소가 끄는 수레, 전차 같은 교통수단이 흔했다. 부유한 가정만 난방기구를 갖추고 있었다. 내가 머물렀던 강릉 선교장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지인과 소주를 마시던 어느 날 밤이 생각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속 의사 약사 간호사 14명과 함께 아프리카 세네갈로 의료 봉사를 다녀왔다. 10일간 수도 다카르에서 2시간 떨어진 외지에 머물면서 첫날 220명의 환자를 진찰했다. 셋째 날부터 환자가 400명을 넘었다. 서울에서 하루에 환자 20∼30명을 보던 데 비하면 중노동…
1960년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운 좋게 강릉 선교장에서 지내게 됐다. 아름답게 지어진 조선 사대부의 살림집에서 나는 4년을 살았다. 안채와 열화당, 동별당, 온돌방의 갑창문…. 가장 아름다운 곳은 선교장 정원 연못의 정자인 활래정이었다. 연꽃이 가득 핀 연못 한가운데 누각에 앉아 …
10여 년 전 일이다. 한국에 파송된 선교사 가문 일원이 참석하는 회의가 열렸다. 한국에 정착한 유명한 선교사 가문으로는 알렌가(家)와 언더우드가, 그리고 나의 진외조부 유진 벨의 후손인 린튼가 등이 있다. 알렌가와 언더우드가는 미국 북부지역 북장로교에 뿌리가 있고,
해외에서는 한국을 어떻게 볼까. 사실 부정적이지도 긍정적이지도 않다. 특히 서양 사람들은 한국에 무관심하다. 한국과 인연을 맺은 외국인들도 한국을 잘못 알거나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유럽이나 북아메리카를 여행하다 만난 사람들은 이웃나라 중국이나 일본, 인도,
15년 전 일이다. 미군 의무사령관의 방한을 앞두고 한국 군 의무사령관이 통역을 부탁해 왔다. 나와는 잘 모르는 사이였지만 한미 우호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무감에서 수락했다. 한국 사령관은 경상도 출신 소장이었고 미국 사령관은 대장이었다. 한국 사령관은 멀리서 온 손님을 남산의 …
많은 한국인이 내게 묻는다. “외국인들은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나는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외국인을 2개의 범주로 나눠 답한다. 한 범주는 한국을 방문해 본 적이 없는 다른 아시아 국가 사람과 서구인들, 다른 한 범주는 한국을 방문해 본 적이 있거나 한국에 살고 있는 서구…
고조할아버지와 진외조부를 비롯해 우리 집안은 전통적으로 사냥을 즐겼다. 나 역시 매년 사냥터를 찾아 개와 함께 사냥을 즐긴다. 단순히 동물을 잡는 게 좋아서가 아니다. 수렵을 통해 한국 곳곳을 직접 걷고 뛰며 알게 되는 기회이기도 하다. 5년 전 일이다. 고향인 전남 순천으로 사냥을 …
당신은 올해 여름처럼 비가 많이 내릴 때 한옥이 침수되거나 무너져 내리는 걸 본 적이 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예부터 한국의 전통가옥 건축가들은 한옥의 입지를 정할 때부터 폭우나 태풍을 막는 방법을 꼼꼼하게 따졌기 때문이다. 현대식 가옥들이 비에 휩쓸려 큰 피해를 보는 것과 얼마나…
초등학교에 다닐 적 일이다. 고향 전남 순천 인근 산에 큰 산불이 나 전소하다시피 했다. 지역 어른 대다수는 군수가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나를 포함한 형제들은 이런 분위기가 의아했다. 군수가 불을 지른 것도 아니고 불이 나라고 기도한 것도 아닌데 왜 군수가 물러나
예나 지금이나 한국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한국의 전통 가옥인 한옥에 대해 잘못된 시각을 갖고 있다. 한옥이 살기에 불편하고, 겨울엔 춥고, 지저분하고, 화장실도 변변치 않고, 유지비가 많이 들고, 비가 샌다는 것이다. 한옥을 포함한 모든 오래된 건물은 한국에서 노후 불량 건축물로 간…
인류의 탄생 이래 모든 사람의 성별은 남자와 여자로 갈린다. 하지만 한국인의 성별은 세 가지로 나뉜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남자와 여자, 아줌마다. 전남 순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아줌마’의 탄생에 대해 나름의 이론을 체득했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한국의 보편적인 가족계획은 한…
한국은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을 매혹시킬 수려한 자연경관과 훌륭한 관광명소, 매력이 넘치는 수도 서울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은 국제적인 관광지로서의 잠재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투자한다